[Oh!쎈 초점] “추석 예능 전멸”...총파업 한 달째, 웃음 실종된 MBC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10.04 09: 19

“MBC 추석 예능 전멸.”
그야말로 MBC의 위기다. 추석을 앞두고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움직여야 할 ‘예능 명가’ MBC가 멈췄다. 명절 간판 프로그램도, 새로운 파일럿 프로그램도 없다. 경영진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위해 ‘최후의 수단’인 총파업을 선언한 MBC에는 썰렁한 기운만 감돌았다.
전국언론조합 MBC본부는 지난 4일 0시를 기해서 경영진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내세우며 전면적인 총파업에 돌입했다. 지난 달 24일부터 29일까지 6일간 총파업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93.2%의 찬성률로 총파업이 가결돼 18개 지부 1,800여명의 조합원들이 총파업에 참여하게 됐다.

이에 MBC ‘무한도전’ ‘나 혼자 산다’ ‘복면가왕’ ‘라디오스타’ 등 예능 프로그램들은 4일부터 모두 결방됐다. 외주 제작이 거의 없는 예능 프로그램들은 파업의 여파가 가장 먼저 드러난 분야. 한 달여가 지난 현재, MBC의 대부분의 예능 프로그램은 과거 방송을 짜깁기한 스페셜 편이 방영 중이다. 
드라마 부문도 예능만큼은 아니지만 파업의 영향을 보이고 있다. MBC 새 월화드라마 ‘20세기 소년소녀’는 파업으로 인해 촬영 중단과 재개가 반복되면서 결국 첫 방송을 두 차례 미루게 됐다. 다른 드라마들 역시 촬영 현장이 급변하기 때문에 언제 결방할지 모른다. 드라마 관계자들 또한 이런 상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총파업으로 인해 MBC의 추석은 썰렁하기 그지없게 됐다. 특히 명절 특집 프로그램으로 많은 간판 예능을 만들었던 MBC는 올해 한 편의 파일럿도 방송되지 않는다. 몇 편의 특선영화와 웹드라마 재방송과 드라마 몰아보기, 과거 예능 편집본 등이 MBC 추석 연휴 편성표를 채우고 있다. 
‘아이돌 육상 선수권 대회’(이하 ‘아육대’) 등 명절 대표 프로그램들은 촬영 일자를 잡았으나 파업으로 촬영을 무기한 연기하게 됐다. 몇몇 새로운 파일럿 프로그램들은 촬영에 들어갔거나 이미 촬영을 끝냈지만 파업 종료 후 방영을 결정했다고. 늘 풍성한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명절을 채웠던 과거와는 사뭇 대조적인 추석 풍경이다.
웃음은 사라졌지만, 시청자들의 응원은 지금까지도 각종 프로그램의 게시판을 통해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12년 장기 파업이 재현되는 것은 아닐지 우려하는 시선도 있지만, 이번에야말로 의미 있는 결실을 맺길 바라는 목소리들이 커지고 있다. 
MBC의 명절은 늘 참신한 아이디어를 자랑하는 프로그램으로 가득 차곤 했다. 1인방송을 도입하거나, SNS를 이용한 시청자와의 소통을 적극 활용하는 등 예능 판도를 뒤바꾸는 새로운 시도들이 특히 많았던 MBC였다. MBC가 외치는 ‘방송 정상화’가 곧 이루어져 이들이 시청자들에 신선한 웃음을 선사할 수 있는 그날이 오길 바랄 뿐이다. / yjh0304@osen.co.kr
[사진] ‘아육대’ ‘듀엣가요제’ ‘아이돌요리왕’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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