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 진지희 "잘컸다? 자만 않고 겸손하게 가꿔갈 것"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7.10.04 09: 08

 배우 진지희는 ‘애어른’이라는 별명이 있다고 했다. 그 어떤 질문이 와도 차분히 자신의 생각을 전하는 모습이 사뭇 어른스럽다는 느낌을 준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꾸밈이 있는 것이 아니라 솔직하게 차분하다. 조곤조곤 털어놓는 속마음들을 듣고 있으면 어느새 듣는 이들의 얼굴엔 미소가 만연해진다.
진지희는 최근 영화 ‘이웃집 스타’(감독 김성운)로 돌아왔다. 스캔들 메이커 톱스타 ‘혜미’(한채영 분)와 ‘우리 오빠’(임슬옹 분)와의 열애로 그녀의 전담 악플러가 된 여중생 ‘소은’(진지희 분)의 한 집인 듯 한 집 아닌 이웃살이 비밀을 그린 작품. 진지희는 극중 한채영의 딸 역이자, 임슬옹의 팬 역을 맡았다.
8년 전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의 ‘빵꾸똥꾸’가 언제 이렇게 컸나 싶은 마음은 시청자들은 물론 함께 작업하는 배우들에게도 똑같나보다. 어린 배우에서 성인 연기자로 향하는 길목에 서 있는 열아홉 소녀 진지희. “참 잘 컸다”는 말에 되레 “겸손하게 저를 잘 가꿔나가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다음은 진지희와 나눈 일문일답.
-이 영화를 선택한 계기가 있다면?
▲일단 시나리오가 굉장히 재밌게 구성이 돼 있었다. 또 요즘 여자가 주인공인 영화를 찾아보기 힘들지 않나. 그런 점에서 끌렸던 것 같다. 주인공이 돼서 작품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책임감을 배웠다는 점에서 흡족한 작품이었다. 캐릭터가 성숙하지만 발랄하면서 통통 튀었다. 지금까지 영화에서 보여드리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어서 좋았다.
-실제 나이보다 어리게 나온 아쉬움은?
▲저도 그것 때문에 살짝 걱정을 했는데 캐릭터 자체가 엄마보다도 더 어른스러운 성격이 있기 때문에 중학생이라는 캐릭터이긴 하지만 그 아이가 감정을 전달하는 모습이 성인 연기 못지 않다고 생각해서 그런 점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던 것 같다.
-톱스타를 좋아하는 연기에는 실제 경험이 담겨 있나.
▲저는 아직 소녀소녀하는 마음을 갖고 있어서 매해 좋아하는 배우나 아이돌이 달라진다. 영화에서는 아이돌 가수를 좋아하는 걸로 나오는데 비투비 오빠들을 되게 좋아한다. 진짜 청소년이 아이돌 좋아하는 팬심을 담아서 연기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배운 점이 있다면?
▲책임감을 배웠고 주연이다 보니까 감정을 잘 풀어야 한다는 고민도 했다. 초반에는 엄마랑 사이가 안 좋다가 풀어가는 과정이 관객분들에게 이질감 없이 전달됐으면 좋겠어서 부드럽게 만들려고 신경을 썼다. 감정선에 대해서 많이 배웠던 것 같다.
-잘 컸다는 칭찬은 어떤가.
▲칭찬에 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저를 앞으로도 잘 가꿔나가도록 하겠다. 다행히 제가 ‘중2병’에 걸리지 않았다. 물론 엄마랑 마찰이 있긴 했지만 그게 저는 사춘기라고 생각하는데 심하게 극중 소은이처럼 예민한 적도 없었다. 무난하게 잘 넘어간 것 같다.
-연기하면서 스트레스는 없나.
▲스트레스를 안 받을 수 없다. 그래도 학교가 많은 도움이 됐다. 학교 생활은 충실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조퇴할 일이 있으면 선생님에게 말하고, 현재 입시도 준비하고 있어서 생활기록부를 신경 쓰고 있다. 친구들에게 많은 에너지를 얻었다. 저보다 저의 스케줄을 잘 알고 있는 친구들이다. 항상 가면 ‘너 그날 잘 갔다 왔냐’고 걱정해주기도 한다.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한 것에 대한 고민은 없었나.
▲솔직히 조금 고민하는 순간도 있었다. 길을 잘 찾고 가는 건가 했다. 그런데 주변을 돌아보니까 뭘 할지 몰라서 고민하는 친구들이 많더라. 저는 제가 재밌고 배우면 배울수록 성장하는 모습을 발견하고 있으니까 이걸로 감사하다고 생각했고, 재능을 잘 살려서 연기 공부 열심히 하자고 마음을 다잡았다. 요즘에는 더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
-애어른 같은 모습인데.
▲하하 맞다. 제 별명이 애어른이다. 친구들이 맨날 놀린다.
-‘빵꾸똥꾸’라는 별명으로 계속 불리는 것은 어떤가.
▲저는 아무렇지 않다. 제 애칭 같고, 그 작품을 만난 게 다행인 것 같다. 그 애칭에 대해 기쁨과 감사함을 가지고 있다. 감사하게 생각하는데 다만 걱정이 되는 건 배우로서 한 역할에 고정이 돼 있으면 배우로서 한계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넘어야 할 산이다. 그것은 저의 임무니까 잘 넘겨야 한다는 막중한 마음도 갖고 있다. 좋은 성장을 해서 좋은 연기를 보여드리면 빵꾸똥꾸보다 조금 더 성장된 연기를 봐주실 때가 있지 않을까 항상 생각한다. / besodam@osen.co.kr
[사진] 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