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안치홍이 8년 만에 연타석 홈런을 때려내며 팀의 선두 수성에 앞장섰다. 생애 두 번째 골든글러브도 가시화 분위기다.
KIA는 2일 수원 kt위즈파크서 열린 kt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팀간 15차전을 5-3으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양현종은 5⅔이닝 6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비자책)으로 시즌 20승 고지에 올라섰다.
타선에서 가장 빛난 건 단연 안치홍이었다. 안치홍은 4회와 6회 연타석 투런포를 때려내며 한번에 4타점을 쓸어담았다. 팀이 올린 5점 중 혼자 힘으로만 4점을 만들어내는 기염을 토했다.
안치홍은 첫 타석에서 kt 선발투수 김사율의 변화구에 당하며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전날(1일) 경기 자신이 때린 파울 타구에 왼 뒷꿈치를 강타 당했던 상황. 단순 타박으로 경기에는 나섰지만 타격감 저하가 우려되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안치홍은 이러한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듯 이후부터 펄펄 날았다. 진가가 발휘된 건 4회였다. KIA는 4회 안타 두 개로 1사 1·3루 기회를 잡았다. 나지완의 유격수 땅볼 때 3루주자 김주찬의 득점으로 선취점을 뽑았다. 이어진 2사 1루, 안치홍이 타석에 들어섰다. 안치홍은 볼카운트 2B-1S에서 김사율의 4구 속구(141km)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시즌 20호.
올 시즌 전까지 안치홍의 단일 시즌 홈런 최다 기록은 군 입대 직전인 2014년. 당시 안치홍은 126경기서 18홈런을 때려내며 무력시위한 바 있다. 지난해 경찰 야구단 전역 후 팀에 곧장 합류했으나 10경기서 무홈런에 그쳤다. 본격적인 복귀 시즌에 홈런 커리어하이를 새로 쓰며 20홈런 고지에 올라선 것이다.
안치홍의 축포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안치홍은 팀이 3-2로 쫓긴 6회 2사 1루서 세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투수는 윤근영. 안치홍은 볼카운트 1B에서 윤근영의 2구 포크볼(123km)을 걷어올려 같은 코스 담장을 넘겼다. 시즌 21호 아치였다.
이쯤 되면 목표는 골든글러브로 향한다. 안치홍은 2011년 115경기서 타율 3할1푼5리, 5홈런, 46타점, 54득점으로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바 있다.
가장 큰 강점은 꾸준함이다. 안치홍은 이날 경기 포함 130경기(125경기 선발)에 2루수로 출장해 1073⅓이닝을 소화했다. 2위 서건창(1000⅔이닝)과 72⅓이닝 차이. 꼬박 8경기 정도 더 소화한 수준이다.
공격력도 준수하다. 개인 첫 20홈런 고지에 오르며 21홈런. 2루수 가운데 20홈런을 넘긴 것은 안치홍이 유일하다. 이날 전까지 OPS(출루율+장타율)는 0.872. 박민우(NC, .913)에 이어 2위다. 그러나 박민우는 이제 막 규정타석에 진입했다. 올 시즌 105경기에 출장했을 뿐이다.
거기에 팀 공헌도 역시 안치홍이 앞선다. KIA는 이날 kt를 꺾으며 전날 2-20 충격패 여파를 최소화했다. 선두 KIA와 2위 두산의 승차는 1경기. 만일 KIA가 3일 kt전을 승리한다면 같은 날 두산과 SK의 맞대결 결과는 중요하지 않게 된다. 그 중심에 2루수 안치홍의 공은 빠질 수 없다.
골든글러브 수상 여부는 미지수지만 손색없는 활약. 군 복귀 시즌의 안치홍이 거둔 업적이다. /ing@osen.co.kr
[사진] 수원=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