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로 2017시즌을 끝낸 LG가 파격적인 변화를 선택했다.
LG는 3일 정규시즌 최종전이 끝난 후 "류중일 감독과 계약기간 3년에 총액 21억원(계약금 6억원, 연봉 5억원)으로 국내 감독 최고 대우로 계약했다. 양상문 전임 감독은 LG트윈스의 신임 단장으로 선임되어 구단의 선수단 운영 업무를 총괄하며, 송구홍 전임 단장은 2군 감독으로써 현장에서 선수단 육성에 전념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LG는 2018시즌부터 양상문 단장-류중일 감독 체제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최근 트렌드가 된 감독 출신의 단장, 능력과 명망이 있는 외부 감독 영입으로 새 틀을 짰다.
엄청난 변혁이다. LG 단장은 모그룹에서 고위층이 내려오거나, 구단 내부에서 승격됐다. 전임 송구홍 단장은 LG 선수 출신으로 내부 승격 케이스였다.
양상문 신임 단장은 감독을 거쳐 단장직에 올랐지만, 처음으로 외부 출신 인사다. 게다가 류중일 신임 감독은 삼성에서만 선수, 코치, 감독으로 29년을 지냈다. 푸른 사자 유니폼만 입은 '원클럽맨'이다. LG의 줄무늬 유니폼이 무척 어색할 것이다.
KBO리그 감독 출신 단장-감독 체제로 LG는 강팀으로 도약을 꿈꾼다. '10년 암흑기'를 끝내고 2013년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LG는 최근 5년간 3차례 '가을야구'를 경험했다. 그러나 3번 모두 플레이오프에서 끝났다.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목마른 우승 갈증을 풀지 못하고 시간이 계속 흘러가고 있다.
양상문 단장은 3시즌 반 LG 사령탑을 지내며 일관된 팀의 리빌딩 방향을 이끌어 왔다. 누구보다 지금 LG 선수단의 전력을 잘 알고 있다. 일관된 리빌딩 기조를 이어온 양상문 단장은 장기적인 팀 운영과 시스템 완성에는 적격이다.
지난 겨울 FA 투수 차우찬을 영입해, 투수력을 단단하게 만들었다. 임정우, 정찬헌 등 불펜진이 아직 미완성 상태이지만, 선발 자원은 30대 중반, 30대 초반, 20대 선수들로 두텁게 만들었다. 리빌딩의 중심에 있는 젊은 타자들이 성장이 정체된 것이 가장 큰 해결 과제다.
한 두 명의 걸출한 타자가 튀어나오기까지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이고, 단기적으로는 외국인 타자, FA 타자 영입으로 타선의 힘을 키울 수도 있다. 양상문 신임 단장이 어떻게 전력 보강을 해낼지 지켜볼 일이다.
LG는 삼성에서만 뛴 류중일 감독을 영입했다. 과거 삼성-LG 모그룹의 라이벌을 생각하면 쉽지 않은 일이지만, 최근 두 팀 사이에 트레이드도 하면서 분위기는 많이 바뀌었다.
류중일 감독은 은퇴 후 수비, 작전, 주루 등 여러 분야를 코치를 맡으며 경험을 쌓았다. 또한 국가대표팀 코치와 감독로 활동하면서 야구를 바라보는 시야를 넓혔다. 2011시즌 삼성 감독에 올라 4년 연속 통합 우승을 이끄는 등 삼성의 왕조 건설에 큰 공을 세웠다.
선수들과의 소통에 능하면서도 원칙도 분명한 스타일이다. 선수 관리와 믿음의 야구 등 류중일 감독 특유의 리더십이 가미됐기에 삼성의 통합 4연패가 있었다.
선수 시절 화려한 유격수, 타자 출신의 류중일 감독이 LG 젊은 타자들을 빠른 시간에 성장폭을 키워야 한다. LG 내야진도 히메네스의 퇴출, 오지환의 군입대 등으로 3루, 유격수, 2루, 1루 전 포지션에 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다.
이론에 해박하고 경험이 많은 양상문 단장, 선수 관리에 능숙하고 우승 4회 경력에 빛나는 류중일 감독. LG를 강팀으로 한 단계 끌어올리고, 숙원인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룰 수 있을까.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