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삼성)이 현역 생활을 마감하는 소감을 전했다. 이승엽은 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넥센과의 홈경기에서 연타석 아치를 터뜨리는 등 5타수 2안타(2홈런) 3타점 2득점으로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이승엽은 경기 후 은퇴 행사를 통해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에 팬들은 이승엽을 연호하며 국민타자의 인생 2막을 응원했다.
행사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이승엽은 "이수빈 구단주님을 뵙고 갑자기 눈물이 많이 나왔다. 2012년 한국에 복귀할때 그룹 고위층의 허락이 없었다면 돌아올 수 없었다. 이 과정에서 김인 전 사장님께서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는 걸 잘 알고 있다"며 "복귀 후 6년간 뛸 수 있어 행복했다.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김인 전 사장님과 류중일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류중일 감독님도 오셨으면 좋았을텐데 사정상 함께 하지 못한 게 많이 아쉽다.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2007년 세상을 떠난 어머니 고 김미자 여사의 동영상을 보면서 눈물을 쏟아냈다. "어머니께서 세상을 떠난지 10년이 됐는데 당신의 건강을 챙기지 않고 막내 아들이 야구를 잘 할 수 있도록 뒷바라지하시느라 건강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 내가 어머니를 제대로 보살펴드리지 못해 일찍 돌아가신 것 같다. 한동안 어머니라는 단어를 잊고 지냈는데 예전의 모습을 보니 갑자기 눈물이 쏟아졌다. 조금 더 성숙한 아들이었다면 지금껏 살아계셨을텐데 후회된다. 가슴에 맺힌다".
이승엽에게 김동환 사장에게 유니폼을 반납한 소감을 묻자 "이제 마지막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삼성에서 15년간 뛰면서 팀에 도움이 된 적도 있고 해가 된 적도 있다. 100%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부분에서 뒤늦게라도 나 때문에 집중해서 플레이를 하지 못한 선수가 있다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은퇴 경기에서 연타석 아치를 그리는 등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이에 "가족들이 오셨고 2만4000명의 관중석을 가득 메운 팬들을 위해 송구스런 모습을 보이지 않아 다행"이라며 "마지막 경기에서 이겨 기쁘다. 내가 떠나지만 삼성에 희망이 생길 것이라 믿는다. 오늘 안타 1개만 치면 좋겠다 싶었는데 5일 쉬면서 컨디션이 좋아졌다. 일요일(1일 잠실 LG전) 경기에 뛴 게 큰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제는 떠나야 할 때를 잘 잡은 것 같고 굉장히 아쉽다. 야구를 더 잘 할 수 있는데 하는 아쉬움보다 이제 못 한다는 아쉬움이 든다. 더 이상 뛸 수 없어 아쉽지만 이제는 내가 떠나더라도 삼성을 위해 큰 일을 해야 할 선수들이 많다. 보다 책임감을 갖고 집중력을 발휘해 2년간 무너진 팀을 이제는 주인공이 된 후배들이 다시 재건해주길 바란다"는 인사도 빼놓지 않았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