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톡톡] '란제리 소녀시대', 보나·채서진이란 '보석' 발견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10.04 09: 20

‘란제리 소녀시대’가 호평으로 막을 내린 가운데, 보나와 채서진이란 배우의 발견이 눈부신 성과로 남았다.
지난 3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란제리 소녀시대’ 마지막 회에서는 엇갈린 사랑 끝에 각자의 첫사랑을 이루는 이정희(보나 분)와 박혜주(채서진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박혜주는 자신의 아버지를 도왔다는 이유만으로 경찰에 붙잡혀간 주영춘(이종현 분)을 빼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 박혜주가 행여나 잘못될까 주영춘은 “아가씨 앞가림이나 잘해라”라며 차갑게 외면했다. 그럼에도 박혜주는 직접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자신이 주영춘을 좋아해 신경을 써준 것뿐, 아버지와 주영춘은 전혀 상관이 없다고 증언해 결국 주영춘을 풀려났다.

하지만 이 때문에 박혜주는 소문이 퍼져 학교에서 퇴학 처분까지 받게 됐다. 주영춘은 그런 박혜주를 더욱 멀리했고, 마을을 떠나려고 했다. 박혜주는 자신을 밀어내는 주영춘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뒤늦게 박혜주를 쫓아온 주영춘은 “나 따라나서도 후회 안 할 거냐. 사랑한다, 혜주야”라며 그를 껴안았다. 이들은 함께 마을을 떠나게 됐다.
박혜주가 억울하게 떠나는 것을 지켜본 이정희는 박혜주의 고별 방송을 진행했다. 이정희를 짝사랑하던 배동문(서영주 분) 또한 이정희에게 “나도 제대로 시작할 거다. 이정희의 남자친구로”라고 마음을 고백했다. 이정희는 뒤늦게 자신을 찾아온 첫사랑 손진(여회현 분)의 고백에 마음이 흔들렸지만, 결국 배동문을 선택해 해피엔딩을 맞았다.
‘란제리 소녀시대’는 8부작 드라마로 1970년대 후반의 분위기와 추억을 제대로 녹여내 호평을 받았다. ‘빨갱이’라는 죄목으로 경찰에 끌려가던 무고한 사람들이나 ‘여자는 공부해봤자 쓸모없다’며 남녀차별을 받았던 것까지 거칠고 어두웠던 시대상이 개인의 인생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자연스럽게 보여준 스토리 흐름이 인상 깊었다.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팝송이나 풋풋한 첫사랑의 온상 또한 ‘란제리 소녀시대’이 갖춘 미덕이었다. 이처럼 과거의 향수를 자아내야 했던 ‘란제리 소녀시대’는 배우들의 역량이 중요했다. 대구 사투리, 지금을 사는 젊은이들은 잘 알지 못하는 그 때의 풍경을 되살려야 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우주소녀 보나와 배우 채서진은 ‘란제리 소녀시대’의 여주인공으로 발탁되는 순간부터 많은 우려를 자아냈다. 특히 보나는 ‘최고의 한방’ 말고는 연기 필모그래피가 없기 때문에 더욱 그랬다. 초반에는 어색한 사투리 연기로 지적을 받긴 했지만, 보나는 회차를 지나며 점점 이정희에 빠져드는 모습을 보여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제대로 입증했다.
채서진은 이번 작품을 통해 제대로 여주인공으로서의 역량을 보이는가 하면, ‘첫사랑 아이콘’ 이미지를 얻는 성과를 보였다. 안정된 연기력으로 극의 중심을 잡았고, 박혜주의 강직함이나 슬픈 로맨스를 제대로 그려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이는 일등공신이 됐다. 이번 작품이 채서진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임은 분명했다.
이외에도 서영주, 이종현, 여회현, 도희, 조병규 등 많은 신인급 배우들도 자신만의 개성을 드러내며 ‘란제리 소녀시대’를 완성해냈다. 보나, 채서진이라는 배우의 발견에 많은 신인 배우들의 등용문 자리가 된 ‘란제리 소녀시대’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둔 8부작 드라마로 남았다. / yjh0304@osen.co.kr
[사진] ‘란제리 소녀시대’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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