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에이스 메릴 켈리(29)가 포스트시즌의 벽을 넘지 못했다. 제구가 전혀 말을 듣지 않으며 고전한 끝에 자신의 몫을 다하지 못했다.
켈리는 5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포스트시즌’ NC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1회부터 난타를 당한 끝에 2⅓이닝 동안 6피안타(2피홈런) 3볼넷 2탈삼진 8실점으로 부진했다. 단판 승부에 몰린 SK로서는 믿었던 켈리의 믿을 수 없는 제구 난조였다.
올 시즌 30경기에서 16승7패 평균자책점 3.60을 기록하며 SK의 에이스 몫을 다한 켈리였다. 충분히 컨디션 조절을 한 상황으로 시작부터 벼랑 끝에 몰린 SK를 구할 구세주로 기대를 모았다. 개인적으로는 2015년 와일드카드 결정전 당시 3-1로 앞선 6회 등판했다 2실점하고 동점을 허용한 아픈 기억(3이닝 2실점)을 씻을 기회였다. 컨디션은 좋아 보였다. 150km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지는 등 혼신의 힘을 다해 던졌다.
하지만 NC 타자들의 철저한 대비, 그리고 제구 난조로 초반부터 고전했다. 켈리는 150㎞를 찍는 빠른 공과 다양한 변형 패스트볼, 그리고 체인지업·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운 투수다. 공의 위력은 물론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찌르는 제구까지 겸비해 KBO 리그에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이날은 전혀 켈리답지 않았다. 공이 가운데에 몰리며 NC 타자들의 먹잇감으로 전락했다.
1회 선두 박민우에게 중전안타를 맞았고, 김성욱에게는 좌전안타를 허용했다. 모두 빠른 공이 가운데 몰렸다. 이어 나성범에는 체인지업이 완전히 몰리는 실투를 범하며 선제 우중월 3점포를 얻어맞았다. 경기 양상을 고려하면 뼈아픈 홈런이었다.
이후 스크럭스와 이호준을 범타로 잡아냈으나 박석민과의 승부에서 다시 빠른 공이 한가운데 몰리며 좌월 솔로홈런을 허용했다. 1회에만 홈런 2방으로 4실점했다. 2회에는 선두 손시헌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후속타를 허용하지 않고 무실점으로 막은 것이 다행이었다.
팀 타선이 3회 2점을 쫓아간 상황에서 3회에도 불안했다. 3회를 깔끔하게 정리해 기세를 이어가야 했으나 그렇지 못했다. 1사 후 스크럭스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했고 이호준 타석 때는 몸쪽 승부에 실패하며 볼넷을 내줬다. 이어 박석민에게는 좌측 담장을 직격하는 적시타를 맞았다. 이어 권희동 타석 때는 폭투까지 나오며 1점을 더 내줬고 권희동의 볼넷 때 패스트볼까지 나오며 1사 1,3루가 됐다.
SK 벤치도 더 이상 인내하지는 못했다. 어쩌면 교체 타이밍이 늦었다. NC는 손시헌의 희생플라이, 박민우의 우전 적시타 때 2점을 더 추가해 켈리의 실점도 늘어났다. /skullboy@osen.co.kr
[사진] 창원=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