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 무비]마동석X윤계상 '범죄도시', 하루 20만씩 흥행 이변 '왜'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7.10.05 16: 07

'좋은 놈' 마동석과 '나쁜 놈' 윤계상이다. 근육질 마동석이 강력반 형사고 나긋한 윤계상은 조폭 두목을 맡았다. 반전의 캐릭터다. 그런데 이 조합, 은근히 잘 맞는다. 조선족 조폭들이 활개치는 서울 가리봉동의 치안을 책임지는 마동석은 철권을 휘두르는 수퍼 히어로. 긴 흑발을 늘어뜨린 윤계상은 거침없이 상대의 목을 따는 조커급 악역. 둘이 나누는 눈싸움만으로 객석에 긴장감을 띄운다. 영화 '범죄도시'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만에 따르면 '범죄도시'는 4일 하루 동안 20만6467명 관객을 동원해 박스오피스 3위에 올랐다. '남한산성'(55만)과 '킹스맨:골드 서클'(28만)의 고래 싸움에 밀려 짓눌린 새우꼴이 될 거라던 충무로 예상을 뒤집고 있다. 메이저 배급사들의 스크린 공세에 맞선 사실을 감안하면 추격권 안에서 접전을 벌이는 셈. '범죄도시'는 687개 스크린인데 비해 '남한산성'(1164개) '킹스맨2'(994개)의 경우 좋은 시간대에 훨씬 많은 극장을 확보했다.
마동석-윤계상의 환상 콤비는 말 그대로 올 추석 최대의 이변이자 깜짝 흥행을 선보이고 있다. ‘범죄도시’는 2004년 하얼빈에서 넘어와 순식간에 대한민국을 공포로 몰아넣은 신흥범죄조직을 일망타진한 강력반 형사들의 조폭 소탕작전을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다큐 뺨치게 리얼한 전개와 감각적인 연출, 그리고 주조연들의 열연까지 3박자를 갖췄다. 돈 쓰는 마케팅보다 입소문과 SNS 손가락 신공에 힘입어 깜짝 흥행의 신화를 쓰고 있다. 

'마블리' 마동석은 정통 액션과 코미디가 다 되는 배우다. '부산행'에서 좀비떼를 시원하게 물리쳐 천만 관객을 부른 남자다. 또 다른 천만영화 '베테랑'의 아트박스 사장 역 카메오는 대사 한 줄로 객석에 폭소탄을 터뜨렸다. '범죄도시'에선 그의 양 쪽 재능이 다 나온다. 인생작을 만났고 역대급 연기로 기회를 살렸다. 
윤계상의 악역 또한 천하일품이다. 고운 외모의 그가 잔인한 조폭 주먹으로 이렇게 잘 어울릴 줄 누가 짐작이나 했을까. 그동안 작품성 위주의 필모그래피를 꾸준히 이어온 내공이 제대로 빛을 발하고 있다. '타짜' 김윤석이나 '신세계' 황정민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로 윤계상만의 나쁜 남자를 과시하고 있다. '추격자' 하정우와도 닮은 듯 다른 살인 중독자다. 올해 말, 각종 영화제에서 윤계상 이름 석자가 계속 불릴 가능성이 높다. 
강윤성 감독의 연출은 시원하고 거침이 없다. 마동석 스타일이랑 딱 맞는다. 둘의 호흡은 찰떡이다. 시나리오도 탄탄하다. 강 감독은 길고긴 인고의 세월을 거쳐 역작을 뽑아냈다. 컷 하나 대사 한 줄에도 날림공사가 없다. 네이버 관객평점이 무려 9.3(5일 오후 3시 현재)을 기록하고 있다. 뛰어난 수작에는 누구보다 관객들이 먼저 반응한다. 이번 연휴엔 '범죄도시'가 그 목록에 제목을 올렸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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