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DS] 23년 기다린 세일, 한 경기로 PS 끝나나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7.10.06 08: 37

“이 무대를 23년 동안 기다려왔다”
크리스 세일(28·보스턴)의 각오는 비장했다. 야구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꿈꿨던 포스트시즌 무대가 드디어 찾아왔기 때문이다. 보스턴 지역 언론들도 “이날을 위해 데려온 선수”라며 세일을 집중조명했다. 지난 2010년 MLB에 데뷔, 올 시즌까지 정규시즌에서만 260경기(선발 180경기)에 나가 91승을 따낸 세일이었지만 포스트시즌 등판 경험은 한 번도 없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기억에서 지우고 싶을 법한 등판이었다. 올 시즌 가장 좋지 않은 투구 내용이 하필 이 중요한 경기에서 나왔다. 23년을 기다린 것치고는 너무 일찍 시리즈가 끝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세일은 6일(이하 한국시간) 미 텍사스주 휴스턴의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휴스턴과의 아메리칸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에 선발로 등판했으나 5이닝 동안 홈런 3방을 얻어맞은 끝에 7실점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5이닝 동안 6개의 삼진을 잡아내기는 했으나 안타 9개를 허용하는 등 휴스턴 타선에 고전했다.
패스트볼 평균구속 등 전체적인 컨디션은 나쁘지 않은 듯 보였다. 그러나 평소보다 실투가 많았고, 휴스턴 타자들의 집중력을 당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포스트시즌의 압박감 탓인지, 세일이 평상시와 같이 경기를 풀어가지 못했다. 세일은 2S 이후 상황에서 굉장히 강한 투수. 올 시즌 리그 최다 탈삼진이 이를 증명한다. 하지만 이날은 2S 이후에만 4개의 장타를 허용했다. 결정구가 통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특유의 패스트볼-슬라이더 커맨드가 휴스턴 타자들에게 먹히지 않았다.
1회부터 브레그먼과 알투베에게 솔로포를 허용하며 끌려간 세일은 2회와 3회를 무실점으로 막았다. 다만 꾸역꾸역이었다. 정규시즌 초반과 같은 압도적인 맛은 없었다. 결국 2-2로 앞선 4회 2점을 허용했다. 팀이 동점을 만든 직후 곧바로 실점했다는 점이 더 뼈아팠다.
5회에도 알투베에게 홈런을 맞은 세일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휴스턴 타선의 기세를 막아내지 못했다. 보스턴 벤치는 남은 경기를 대비해 세일을 내리지 않고 끝까지 믿었으나 결과는 7실점으로 끝났다.
세일의 포스트시즌 등판이 더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보스턴은 2차전에 드루 포머란츠, 3차전에는 덕 피스터가 차례로 선발 등판한다. 당초 4차전은 릭 포셀로나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의 몫이 될 것이 유력했는데 이날 포셀로가 불펜에서 등판하며 세일의 4차전 출격 가능성도 열렸다. 다만 시리즈가 4차전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 이제는 동료들이 기회를 만들어주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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