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총파업으로 결방 한 달차에 접어들고 있다. 추석 연휴를 맞아 다양한 파일럿 프로그램이 쏟아지고 있지만, ‘불금’을 책임지던 ‘나 혼자 산다’의 빈자리는 여전히 크다.
MBC ‘나 혼자 산다’는 독신 남녀와 1인 가정이 늘어나는 세태를 반영해 혼자 사는 유명인들의 일상을 관찰 카메라 형태로 담은 다큐멘터리 형식의 예능 프로그램으로, ‘무지개 모임’이 주축이 되면서 많은 시청자들에 인기를 모았다.
현재 ‘무지개 모임’은 전현무를 필두로, 박나래, 한혜진, 이시언, 기안84, 헨리, 윤현민 등이 소속돼 있다. 이 멤버가 모이면서 ‘나 혼자 산다’는 제2의 전성기를 누리기 시작했다. 정기적으로 모든 촬영에 참여하는 건 아니지만, 이 멤버는 번갈아가며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스튜디오에 모여 토크를 나눠 시청자들에 웃음을 선사했다.
특히 이번 무지개 회원들은 캐릭터가 각자 뚜렷하고, 서로의 케미가 완벽해 재미를 배가시켰다. 회장 전현무와 나래바로 친목의 중심이 되는 박나래, ‘달심’ 한혜진과 ‘3얼’ 이시언, 기안84, 헨리 등이 따로 또 같이 일상을 공개하고 있다. 독특한 케미를 발산하는 무지개 모임의 여행기들은 ‘나 혼자 산다’의 레전드 편으로 남아있다.
‘나 혼자 산다’는 멤버들의 케미를 선보이는 것에 치중하지 않고, 본래의 기획 의도에 맞게 1인가구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꾸준히 그렸다. 전현무가 마흔 살이 된 기념으로 건강 검진을 받았다가 혹을 발견하거나, 설날에 혼자가 돼 외로움에 몸부림 치는 헨리의 모습은 2030 ‘혼족’ 세대들의 깊은 공감을 자아냈다.
또한 서로에게 ‘혼자라도 괜찮아’라며 다독이는 무지개 회원들의 모습은 각종 이유로 홀로 살고 있는 시청자들에게 묘한 위로를 전한다. 혼자라도 재미있는 일상을 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방식을 제각기 찾아가는 무지개 회원들은 혼자 사는 사람들이 급증하는 ‘혼족 시대’를 사는 많은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만들었다.
이처럼 다양한 인기 요인을 갖춘 ‘나 혼자 산다’는 MBC 간판 예능으로 발돋움했다. 오랜 시간 금요일 밤에 방송됐기 때문에 ‘불금’에 힐링을 선사하는 프로그램이란 이미지도 얻었다. MBC 총파업으로 결방이 이어지고 있는 ‘나 혼자 산다’를 그리워하는 시청자들의 목소리가 ‘나 혼자 산다’가 얻은 공감과 인기를 방증한다.
추석 연휴를 맞아 각 방송사는 많은 파일럿 프로그램들을 쏟아내고 있지만, 여전히 ‘나 혼자 산다’와 같은 간판 예능들의 부재는 크다. 특히 충재씨와 박나래의 이야기 등 아직 마무리 짓지 못한 에피소드가 있는 ‘나 혼자 산다’의 귀환은 시청자들이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곁에 없을 때 더욱 빈자리가 시리듯, ‘나 혼자 산다’가 비운 금요일 밤은 무언가 빠진 것 같은 심심함이 있다. MBC 총파업이 좋은 결과를 얻고 ‘나 혼자 산다’가 금의환향하는 그 날이 조만간 오기를 바랄 뿐이다. / yjh0304@osen.co.kr
[사진] ‘나 혼자 산다’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