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하면서도 치열한 설전이 오갔다. 양 팀 사령탑은 소속 팀 선수에 대한 바람과 상대 팀 선수를 향한 경계심을 숨기지 않았다.
3위 롯데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승자 NC는 8일 부산 사직야구장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KBO는 하루 전인 7일 같은 곳에서 공식 미디어데이 행사를 진행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이대호, 손승락과 함께 자리를 빛냈다. 김경문 NC 감독은 나성범과 박민우를 대동해 의지를 불태웠다.
단기전에서는 흔히 '미쳐야 하는 선수가 나와야 유리하다'라고 표현한다.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는 이가 나온다면 한 경기는 물론 시리즈 전체의 향방이 갈릴 수도 있다. 양 팀 사령탑은 각각 이대호와 박석민을 '미쳐줘야 하는 선수'로 꼽았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이대호가 미쳐줬으면 좋겠다. 일 년 내내 중심을 잡아준 선수다. 가을야구에서도 이대호가 잘해주기를 기대한다"라고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김경문 감독은 "와일드카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박석민 선수가 이번 준플레이오프까지도 활약해줬으면 하는 바람과 기대가 크다"라고 기대했다. 이대호는 올 시즌 NC 상대 16경기에서 타율 3할8푼2리, 5홈런, 14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박석민 역시 시즌 14홈런 중 5홈런을 롯데전에 집중시키며 강세를 드러냈다.
시선을 상대 쪽으로 돌렸을 때는 어떨까. 조원우 감독이 꼽은 '경계 대상'은 제프 맨쉽과 박민우였다. 맨쉽은 올 시즌 롯데전 3경기에 등판해 2승무패,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했다. 후반기 들어 다소 감이 떨어진 모습이었지만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도 4이닝을 소화하며 어떻게든 버텨냈다. 박민우는 올 시즌 롯데전서 타율 2할4푼1리로 썩 좋지 못했다. 그러나 빠른 발과 작전 수행 능력이 뛰어난 터라 언제든 긴장을 풀 수 없는 유형이다.
김경문 감독은 이대호와 조쉬 린드블럼을 꼽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롯데에 돌아온 이대호는 입단 기자회견 당시 "지난 시즌 롯데가 NC에 좋지 못했던 것을 알고 있다. 올해는 그렇게까지 지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든 이기게 준비할 것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자신이 롯데전서 펄펄 날며 그 약속을 지켰다. 롯데의 1차전 선발투수인 린드블럼은 올 시즌 NC 상대로 한 차례 등판해 승패 없이 물러났지만 7이닝 1실점 역투로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앞선 두 시즌에는 5경기에 등판해 27⅔이닝을 던지며 승리 없이 4패, 평균자책점 6.83으로 좋지 못했다.
미쳐야 하는 선수부터 경계 대상까지. 이들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도 준플레이오프의 묘미일 전망이다. /ing@osen.co.kr
[사진] 부산=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