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첫방②] 로코판 ‘응답하라 1999’가 나타났다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10.10 06: 49

‘20세기 소년소녀’가 추억과 로맨스를 동시에 자극하며 로코판 ‘응답하라 1999’로 떠올랐다.
지난 9일 오후 첫 방송한 MBC 새 월화드라마 ‘20세기 소년소녀’에서는 난데없이 동영상 스캔들에 휩싸인 슈퍼스타 사진진(한예슬 분)이 오랫동안 우정을 지켜온 한아름(류현경 분), 장영심(이상희 분)과 갑자기 나타난 첫사랑 공지원(김지석 분) 덕분에 위기를 모면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사진진과 한아름, 장영심은 어렸을 적부터 함께한 친구. 연예인, 승무원, 변호사로 각자의 길을 걷는 지금도 이들은 여전히 변함없는 우정을 자랑했다. 사진진은 갑작스럽게 동영상 스캔들에 휘말렸고, 한아름과 장영심은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사진진을 누구보다 걱정했다.

사진진은 소속사 사장 장기봉(김광식 분)에게 “나 아니다”라고 말하며 강경대응을 하기로 했다. 하지만 그는 여성병원에 입원한 한아름을 병문안 갔다가 임신을 한 것처럼 보도가 되는 바람에 동영상 속 실제 인물로 낙인 찍혔다.
그러자 사진진은 한아름, 장영심의 도움을 받아 라디오 생방송에 참여해 “난 동영상 속 주인공이 아니며, 왜 동영상 속 여성이 손가락질 당해야 하는지 묻고 싶다. 그 또한 영상을 찍고 유포한 사람에게 당한 피해자다. 그런 의미에서 유포자를 확실히 잡고, 악의적 기사를 낸 매체도 고소할 것이다. 처벌과 합의는 없다”고 경고해 박수를 받았다. 
그런 와중에 사진진은 첫사랑 공지원을 만났다. 공지원은 투자전문가로 바쁜 나날을 보냈지만 홍콩에서 우연히 마주친 사진진을 보고 옛추억을 떠올렸다. 그는 서울로 돌아와 전처럼 사진진의 아래층에 살기 시작했다. 사진진이 동영상 스캔들로 공항에서 곤혹을 치를 때에도, 사진진이 “나 모태솔로”라고 선언하는 촬영 영상을 공개해 사진진의 누명을 벗겨준 것도 공지원이었다.
이처럼 사진진과 공지원의 첫만남과 이들의 추억을 중심으로 꾸려진 ‘20세기 소년소녀’ 첫 회는 잔잔한 로맨스의 서막을 알렸다. 봉고파 3인방과 공지원의 1999년과 현재가 오고 가면서 향수를 자극하고 설렘을 극대화시켰다. ‘응답하라’ 시리즈를 집필한 이선혜 작가의 신작답게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몰입도 높은 작품이 탄생한 것.
특히 로맨스뿐 아니라 우정과 가족간의 사랑도 비중있게 다뤄 더욱 ‘응답하라’ 시리즈를 연상케 했다. 봉고파3인의 감동적인 우정, 사진진과 그의 엄마 김미경(김미경 분)의 사소한 다툼과 모정, 늦도록 취직에 매달린 장영심과 그를 소리없이 응원하는 엄마 김영자(박영신 분) 등의 모습이 따뜻한 가족애를 느끼게 했다. 
그야말로 로코판 ‘응답하라 1999’라고 칭할 만하다. 한예슬이 예고한 것처럼 배우들의 케미가 돋보이고, 특히 김지석과 한예슬의 로맨스 호흡이 기대감을 일으킨다. 1999년 즈음의 유행가와 풋풋한 첫사랑이 현재와 교차되면서 묘한 향수와 잔잔한 설렘을 선사한다. 그 모든 요소를 한 회에 조합하는 솜씨가 군더더기 없어 더욱 완성도가 높게 느껴진다. 
과연 ‘20세기 소년소녀’는 지금의 기세를 이어 독특하고 따뜻한 웰메이드 로코가 될 수 있을지 눈길이 모아진다. ‘20세기 소년소녀’는 10일 오후 한국-모로코 축구 국가대표 친선경기 중계로 결방하고, 오는 16일 5, 6회가 방송된다. / yjh0304@osen.co.kr
[사진] ‘20세기 소년소녀’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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