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타점無' 이대호-스크럭스, 반등 여부에 잠실행 달렸다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0.10 06: 22

'4번타자의 타점 실종사건'.
롯데와 NC는 8일과 9일 이틀간 부산 사직야구장서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1~2차전을 치렀다. 1차전은 NC의 9-2 완승으로 끝났다. 2-2로 맞선 연장 11회, NC는 모창민의 그랜드슬램 포함 대거 7득점으로 짜릿한 승리를 만들었다. 2차전에서는 양 팀 투수진의 호투로 타선이 힘을 못 썼다. 준플레이오프 최초의 '무타점 경기'가 진행된 가운데 롯데가 1-0 신승을 거뒀다.
NC가 대량득점을 만들어낸 1차전 11회를 제외하면 시리즈 전반적으로 양 팀 타자들이 영 힘을 못 쓰고 있다. 롯데는 이번 준플레이오프 득점권에서 단 하나의 안타도 뽑아내지 못하고 있다. 득점권 15타수 무안타(1차전 9타수, 2차전 6타수)의 침묵. 최준석, 전준우, 강민호 등 조원우 감독이 꼽은 '해줘야 하는 선수'들이 나란히 부진에 빠진 상황이다.

득점권 침묵에서 '캡틴' 이대호 역시 자유롭지 않다. 이번 시리즈 전까지 이대호는 포스트시즌 통산 17경기에서 타율 3할3푼8리, 4홈런, 12타점을 기록했다. 일본 무대로 건너가서는 그 진가가 더욱 빛났다. 소프트뱅크 시절이던 2015년 야쿠르트와 재팬시리즈 5경기에서 2홈런, 8타점을 몰아치며 시리즈 MVP에 올랐다. 그야말로 '빅게임 배터'의 면모였다.
하지만 올해 준플레이오프에서는 특유의 타점 본능이 사라졌다. 1~2차전 통틀어 이대호 앞에는 6명의 주자가 있었다. 그러나 이대호는 이 중 누구도 불러들이지 못했다. 1차전에서는 5타수 2안타 멀티히트 활약이었지만 2차전 4타수 무안타로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NC라고 상황은 다르지 않다. 4번타자 스크럭스는 시리즈 8타수 1안타에 머물고 있다. 2차전 6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좌중간 2루타를 때려냈을 뿐, 큰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볼넷 두 개를 골라냈지만 삼진을 세 개나 빼앗겼다.
타구가 좀처럼 외야 쪽으로 시원하게 뻗지 못하고 있다. 안타를 제외한 인플레이 타구를 살펴보면, 내야 뜬공과 땅볼 각각 두 개가 전부였다.
4번타자의 부진은 3번타자의 분전과 겹쳐 더욱 답답하다. 롯데 손아섭은 2경기서 타율 4할2푼9리(7타수 3안타), 출루율 5할5푼6리를 기록했다. 두 경기서 다섯 번 출루했고 도루도 두 개나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징크스'를 완전히 탈피했다. 그러나 한 차례도 홈을 밟지 못했다. 후속타자들이 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NC도 나성범이 쏠쏠한 활약을 하고 있다. 기대했던 장타는 터지지 않았지만 2경기서 네 번의 출루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스크럭스의 부진으로 역시 1득점에 불과한 상황이다. NC는 스크럭스 뒤에 나오는 박석민마저 부진하며 좀처럼 공격 활로를 뚫지 못하고 있다.
물론 포스트시즌에서 대량 득점을 찾아보기 힘들다. 조원우 감독은 "에이스급 투수들이 줄줄이 나오기 때문에 대량 득점은 힘들다. 한 선수가 3~4안타를 때리는 것도 드물다"라며 선수들을 감쌌다. 그러나 타자들의 해결사 본능이 반드시 필요한 순간이 있다. 특히 막중한 책임감의 4번타자들은 더욱 그렇다.
양 팀 4번타자들이 약속이나 한 듯이 부진한 상황에서 롯데와 NC는 1승씩을 나눠가졌다. 이제 시리즈는 원점. 남은 세 경기서 먼저 2승을 챙기는 팀이 잠실로 향한다. 어느 팀이 잠실행 티켓을 가져갈지는 4번타자의 반등 여부와 맞닿아있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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