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PO] 'PS 최고령' 이호준의 삼세번, 마산에선 다를까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0.10 13: 00

이호준(41·NC)의 출장은 포스트시즌의 역사다. 그러나 성적은 신통치 않은 게 사실이다. 홈에서 극강의 모습이었던 이호준이 3차전부터는 다른 모습을 보일 수 있을까.
NC는 8일과 9일 이틀간 부산 사직야구장서 열린 롯데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1~2차전을 1승1패로 마무리했다. 1차전에서는 연장 11회 대거 7득점 '빅 이닝'으로 9-2 완승을 거뒀다. 그러나 2차전에서는 빈타에 허덕이며 0-1로 석패했다.
시리즈 시작을 앞두고 이호준의 대기록 진행에 관심이 쏠렸다. 이호준은 지난 5일 SK와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선발출장하며 포스트시즌 최고령 출장 기록을 새로 썼다. 당시 나이는 41세7개월27일. 종전 기록은 이종범(당시 KIA, 41세1개월27일)이 2011년 10월 12일 SK와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 출장하며 만들었다. 이종범의 기록을 반 년 이상 늘린 것.

그 다음 출장부터는 '이호준의 기록을 이호준이 깨는' 상황이었다. 이호준은 준플레이오프 두 경기에서 모두 대타로 출장했다. 1차전서 만 41세8개월로 자신의 기록을 사흘 늘린 그는 이튿날 2차전서 다시 하루를 더했다.
하지만 성적은 2타수 무안타로 썩 마뜩찮았다. 물론 대타로 나서 안타를 때려낸다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당장 올 정규시즌 대타 타율은 2할5푼으로 리그 타율(.286)에 못 미친다.
다만 김경문 NC 감독이 이호준을 믿고 승부처에서 그를 내보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남는 게 사실이다. 이호준은 1차전, 팀이 2-1로 앞선 7회 2사 만루 김성욱 타석에 대신 들어갔다. 그러나 결과는 내야 땅볼. 2차전에서도 팀이 0-1로 뒤진 7회 1사 2루 김태군 타석에서 그라운드를 밟았다. 그러나 유격수 뜬공으로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이호준은 2차전 롯데 선발 브룩스 레일리 상대로 극강이었다. 통산 타율 4할8푼(25타수 12안타), 2홈런, 4타점. 레일리 공을 손쉽게 때려낸 셈이었다. 때문에 이호준의 2차전 선발출장 여부가 관건이었으나 김경문 감독은 대타로 남겨뒀다. 김 감독은 "이호준이 레일리 상대로 강했다는 걸 안다. 정말 중요할 때 내보내기 위해 아껴두겠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레일리가 6회 나성범의 부러진 배트에 발목을 찍히며 조기 강판했다. NC로서는 이호준 카드를 레일리와 마주하지 못하게 된 것이었다. 결국 조정훈을 상대한 이호준은 뜬공에 그쳤다.
NC와 롯데는 1승씩을 주고받은 채 부산을 떠났다. 이제 무대는 창원 마산야구장으로 옮겨진다. 이호준에게는 이보다 반가울 수 없는 소식이다. 이호준은 올 시즌 홈구장인 마산에서 42경기 출장, 타율 3할9푼8리(88타수 35안타), 4홈런, 26타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299)에 비춰보면 유독 마산에서 강했음이 드러난다.
극적인 장면도 연출했다. 순위싸움이 한창이었던 9월24일 창원 LG전. 선발라인업에서 빠졌던 팀이 1-3으로 뒤진 9회 무사 1·2루 김준완 타석, 이호준이 대타로 들어섰다. 이호준은 볼카운트 1B-2S로 불리한 상황에서 정찬헌의 커브를 받아쳐 담장을 넘겼다. 대타 끝내기 홈런.
준플레이오프 1~2차전에서 NC 벤치가 이호준에게 바랐던 모습은 바로 이런 장면이다. 굳이 홈런이 아니더라도 경기의 승패를 좌우할 승부처에서 해결사 노릇을 다하는 것. 홈으로 무대를 바꾼 이호준이 기지개를 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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