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익래의 PS 분석] '준PO 빈타 시리즈', 넓어진 S존이 이유일까?
OSEN 최익래 기자
발행 2017.10.10 15: 14

준플레이오프 두 경기는 빈타의 반복이었다. 과연 일부의 이야기처럼 스트라이크존의 영향일까.
8일과 9일 이틀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NC의 준플레이오프 1~2차전. 1차전은 NC의 9-2 승리, 2차전은 롯데의 1-0 진땀승이었다. NC는 1차전 2-2로 맞선 연장 11회 모창민의 그랜드슬램 포함 대거 7득점으로 승리를 챙겼다. NC의 1차전 11회를 제외한 나머지 이닝에서는 양 팀 타자들이 좀처럼 힘을 못 쓰고 있다. 롯데는 이번 시리즈 득점권에서 15타수 무안타의 수모를 겪고 있다. NC도 4번타자 재비어 스크럭스의 부진을 중심으로 타자들이 잠잠하다.
한 베테랑 내야수는 "존이 넓어진 것 같다. 더 정확히는 시즌 초반으로 돌아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KBO 심판위원회는 스트라이크존 정상화를 선언했다. 명문화된 규정에서 제시한 기준보다 알게 모르게 좁혀졌다는 게 이유. 다시 규정대로 넓게 적용하겠다는 이야기였다.

시즌 초반에는 현장에서 모두 '스트라이크존이 넓어졌다'라고 동의했다. 하지만 여름에 접어들면서 다시 지난 시즌 기준과 비슷해졌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다. 결국 시즌 말미로 가면서 스트라이크존 정상화는 유명무실해졌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김풍기 KBO 심판위원장은 OSEN과 통화에서 "매년 포스트시즌만 되면 스트라이크존과 관련해 이야기가 나온다"라며 답답해했다. 김 위원장은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심판진이 만나 '존을 넓히자', '존을 좁히자' 등 이야기를 나눈 부분은 전혀 없다. 그저 정규시즌과 똑같이 보고 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그는 "심판마다 성향상 약간의 차이가 있지 않나. 선수들의 긴장감이 극에 달하는 큰 경기다. 아무래도 그래서 조금씩은 더 예민한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야구인들의 분석도 이와 다르지 않다. 현장에서 두 경기를 모두 지켜본 해설위원 A는 "1차전에서는 우타자 기준 바깥쪽이 후했다. 2차전에서는 높은 코스에 구심의 손이 몇 차례 나갔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는 "중요한 건 일관성이다. 경기 내내 꾸준했기에 큰 문제는 없다. 그 다음부터는 선수들 적응의 몫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2차전 롯데 선발투수였던 브룩스 레일리는 경기 초반 우타자 몸쪽 공에 구심의 손이 올라가지 않자 몇 차례 고개를 갸우뚱했다. 그러나 이내 존에 적응했고 6회 불의의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깔끔한 투구를 이어갔다. 1차전 NC 모창민도 연장 10회 2사 1·2루에서 초구 몸쪽 공이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자 입을 크게 벌리며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11회에는 그랜드슬램으로 만회했다.
이러한 분위기는 3차전에서도 마찬가지일 전망이다. 결국에는 빠르게 적응하는 쪽이 웃게 된다. /i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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