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일찌감치 예고된 일이었다. 드라마판, 특히 케이블과 종편 채널이 커지면서 배우들간 이동의 벽이 깨졌다. 이젠 영화 배우, 드라마 연기자의 구분이 없어졌다.
사실 2011년 한석규가 16년 만에 SBS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로 복귀한다는 소식에 안방은 들썩거렸다. 1990년대 후반부터 영화에 집중했던 그가 드라마를 택했다는 사실은 충격 그 이상이었다.
결과적으로는 대성공이었다. '뿌리깊은 나무'에서 한석규는 세종 이도 역을 맡아 색다른 캐릭터를 완성했다. 그의 연기 내공은 스크린이 아닌 브라운관에서도 빛을 발했고 그해 연기대상까지 거머쥐었다.
이렇듯 작품만 좋으면 영화와 드라마를 구분짓지 않는 배우들이 대거 탄생했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영화만을 고수하는 배우들이 갈리기도. 이는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닌 배우 개인의 소신이었을 터다.
그러는 사이 지상파를 위협할 정도로 tvN과 OCN, JTBC 등이 성장했다. OCN은 영화 못지않은 드라마 작품으로 장르물 명가가 됐고 tvN은 '신 드라마 왕국' 타이틀을 걸었다. JTBC 역시 작품성 좋은 드라마로 보도 채널 이상의 스펙트럼을 넓혔다.
자연스럽게 배우들의 작품 선택 폭도 넓어졌다. 전도연은 지난해 11년 만의 브라운관 복귀작으로 tvN '굿와이프'를 택했고 김혜수도 tvN '시그널'로 오랜만에 영화가 아닌 드라마로 팬들을 만났다.
공유도 5년 만에 김은숙 작가의 tvN '도깨비'로 성공적인 드라마 복귀를 알렸고 그 바통을 이병헌이 받았다. 그 역시 2009년 KBS 2TV '아이리스' 이후 9년 만의 드라마 출연이라 '미스터 션샤인'이 더 많은 주목을 받는 이유다.
최근 tvN '아르곤'을 마친 천우희 역시 첫 드라마 출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정재영도 스크린에서 맹활약함과 동시에 KBS 2TV '어셈블리'와 OCN '듀얼'로 명불허전 연기력을 뽐냈다.
이제 영화배우들을 안방에서 보게 될 일이 많아졌다. 올 하반기에는 드디어 박중훈이 온다. OCN '나쁜녀석들2' 출연을 확정 지은 그는 생애 첫 안방 나들이로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다.
영화에서만 볼 수 있는 배우들의 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그만큼 드라마판이 커졌고 작품성 뛰어난 대본에 배우들이 손을 뻗는 이유에서다. 송강호, 안성기를 드라마에서 만날 날도 언젠가 오지 않을까? /comet568@osen.co.kr
[사진] OSEN DB, SBS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