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견의 여지가 없는 수상이었다.
13일 오후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진행된 제26회 부일영화상 시상식에서는 송강호가 '택시운전사'(장훈 감독)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부일영화상은 지난 1958년 출범한 국내 최초의 영화상으로, 전통과 공정성을 자랑하는 영예로운 시상식이다. 충무로를 이끄는 배우라면 모두 부일영화상을 거쳐갔을 정도로 역사를 자랑하는 부일영화상이 올해 남우주연상으로 선택한 주인공은 1200만이 탑승한 '택시운전사'의 주역, 송강호였다.
'택시운전사'에서 송강호는 평범한 택시 기사 김만섭 역을 맡아 열연했다. 김만섭은 밀린 월세를 갚기 위한 10만 원을 벌기 위해 서울에서 독일 기자 위르겐 힌츠페터(토마스 크레취만)를 태우고 광주로 향했다가 끔찍한 참상을 목격하게 되는 인물. 송강호는 '택시운전사'를 통해 아무 이유도 없이 희생당해야 했던 평범한 내 이웃들의 죽음 앞에서 마침내 인생의 가장 용감한 선택을 하고야 마는 '시대의 얼굴'로 1200만 관객들을 설득했다.
택시기사 김만섭이 된 송강호는 격동하는 대한민국의 근현대사 속 가장 평범한 소시민의 얼굴로 또다시 관객들의 가슴을 일렁이게 만들었다. 그렇게 또 한 번 송강호는 송강호를 경신했고, '국민배우' 송강호에 힘입어 '택시운전사'는 12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올해 처음으로 천만 영화에 이름을 올렸다.
'택시운전사'로 자타공인 올해 최고 흥행 배우 자리에 등극한 송강호는 부일영화상의 남우주연상을 품에 안으며 시작될 트로피 풍년을 예고했다. 송강호가 '택시운전사'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것은 지난 8월 열린 판타지아 영화제 이후 두 번째다.
의미있는 상을 수상한 송강호는 "이렇게 큰 자리에서는 작품의 무게감 때문에 의미 있는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은데, 오늘은 축제의 장에서 편안하게 '택시운전사'의 완성을 위해 헌신해 주신 분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하고자 한다. 마부위침의 마음으로 영화의 완성을 위해서 끝까지 노력해주신 스태프 분들과 장훈 감독님께 감사의 말씀 드리고 싶다. 토마스 크레취만, 유해진 씨를 비롯한 배우 분들께도 감사하다"고 영화를 위해 노력해준 스태프들과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어 "어떤 작품이라도 아쉬움은 있다. '택시운전사'도 부족함이 있어도 따뜻한 마음으로 안아주시고 등을 두드려 주신 1200만 관객 분들께 이 영광을 바친다"고 '택시운전사'에 기꺼이 탑승해 준 관객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그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수상해야 마땅할 송강호의 남우주연상 수상이었다. 1200만이 선택한 남우주연상의 품격이었다. /mari@osen.co.kr
[사진] 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