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는 제목따라 간다 했던가. 그런 의미에서 tvN '명불허전'은 말그대로였다. 배우들의 명연기, 믿고 보는 연출, 뻔하지 않은 타임슬립 스토리 3박자가 고루 맞아떨어져 시청자들의 박수를 받으며 지난달 말 종영했다.
그 중심에 김아중이 있었다. 물론 '명불허전'이 조선 시대 침의 허임의 타임슬립을 중심으로 스토리가 전개돼 이를 연기한 김남길이 하드캐리했지만 그와 나란히 중심축을 이룬 김아중 덕에 메디컬 장르물과 독특한 로맨스를 동시에 완성할 수 있었다.
김아중은 '명불허전'에서 2017년 현대의 흉부외과 여의사 최연경으로 분했다. 처음엔 냉철하고 차가웠지만 허임을 만나 점차 환자를 사랑으로 대하고 그와도 시공간을 뛰어넘는 연인으로 거듭났다. '명불허전'을 마치고 긴 추석 연휴도 알차게 보낸 김아중을 만났다.
-'명불허전'을 무사히 마친 소감은?
"생각보다 많이 애청해주셔서 감사했어요. 그전에는 멜로가 1도 없는 작품만 했었는데 이번엔 유쾌한 면도 있고 로맨스도 있으니 다른 시각으로 애정해서 봐주시더라고요. 감사했죠. 앞으로 더 말랑말랑한 작품들에서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 싶었고요. 드라마가 끝난 지금 아직도 현장을 곱씹으면 짠하고 멍해져요."
-로코이기도 했지만 '장르물 퀸'이라는 수식어를 또 입증했다
"오랜만의 코믹 멜로라 쑥쓰럽더라고요. 그전에는 남자들이랑 기싸움하고 눈 똑바로 치켜뜨고 랩 속사포로 대사를 내뱉는 장르를 했었는데 갑자기 코미디하고 멜로멜로 하려니 스스로 많이 수줍더라고요. '장르물 그만하고 로코해라'는 댓글을 보니 기준 좋았고요. 하지만 '명불허전' 역시 장르물 성격도 강해요. '장르물 퀸'이라니 제가 처음 들었던 수식어라 역시 기분이 좋네요."
-'명불허전'은 어떻게 선택하게 됐는지
"최연경 캐릭터에 끌렸다기보다는 작품 전체가 흥미로웠어요. 제 작품 선정 기준은 첫째가 작품, 둘째가 함께하는 사람들, 셋째가 제 역할이거든요. 타임슬립물인데 메디컬에 한정적으로 보여주는 게 강점이라고 생각했어요. 한의학과 양의학의 콜라보레이션도 흥미로웠고요. 주제의식은 진중한데 묵직하면서 또 유쾌하게 풀어나가는 작가님이라 선택했죠."
-특별히 노력한 점이 있다면?
"이야기의 출발은 어쨌든 허임이잖아요. 그래서 현대와 양의학 이야기로 넘어왔을 때 긴장감이 덜할까 봐 배우로서 숙제를 느꼈어요. 나름 고군부투했죠. 의사 캐릭터 공부는 했지만 조선 시대 남자를 만나는 것에 대한 공부를 못해서 난감했지만 김남길이 허임을 잘 그려줘서 그거 믿고 잘 따라갔답니다."
-정통 사극은 아니지만 한복 입은 소감은?
"'해신'으로 데뷔했을 땐 무사 캐릭터라 이번에 여자 한복을 처음 입었어요. 제가 봐도 전 아씨 한복은 안 되겠더라고요(웃음). 분홍분홍은 더더욱 그렇고요. 한복을 입더라도 좀 시크하게 입어야겠다 싶었어요. 하지만 사극은 매력 있는 장르예요. 언젠가 또 해 보고 싶어요. 좀 더 정제돼 있는 장르라 현대물보다 자유롭지 않은 상황에서 인간을 표현하는 게 색다르더군요."
-의학 드라마 또 하고 싶은지
"첫 의학 드라마라 사전에 준비하고 공부 많이 했는데 그 만큼 못 써서 아쉬움이 커요. 한복보다 의사 가운이 잘 어울렸다는 것도 인정하고요(웃음). 우리 드라마가 '낭만닥터 김사부'처럼 의학용어가 많이 있는 작품이 아니라 오히려 수술방에 들어가고 병원에 있을 때가 연기하지 편했어요. 긴장이 안 되더라고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comet568@osen.co.kr
[사진] 킹엔터테인먼트, tv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