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더 중요한 상황에서 칠 수 있도록 하겠다.”
롯데 자이언츠 ‘캡틴’ 이대호가 드디어 대포를 개시했다. 이대호는 지난 13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4차전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5-1로 앞선 6회초, 선두타자로 등장해 원종현의 초구, 146km 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중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이대호의 홈런은 이날 경기의 쐐기포와 마찬가지였고 롯데는 7-1로 승리, 시리즈 전적을 2승2패 원점으로 만들었다.
올해 포스트시즌 이대호의 첫 번째 홈런포였다. 4차전 경기 전까지 13타수 6안타(2루타 1개)의 기록을 만들었다. 분명 이대호의 타격감은 나쁘지 않았다. 다만, 임팩트 있는 한 방이 아쉬웠는데, 결국 4차전 경기에서 기대하던 홈런포가 터졌다. 이대호의 포스트시즌 홈런은 통산 5번째였다. 마지막 포스트시즌 홈런은 지난 2011년 SK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 이후 처음이다.
이날 홈런이 터졌지만 그래도 이대호가 돌린 승인은 당연히 투수진, 그리고 연타석 아치에 4타점을 쓸어 담은 손아섭이었다. 4차전 경기 후 만난 이대호는 “린드블럼을 비롯한 투수진이 잘 막아줘서 승리할 수 있었다. 투수진에 고맙다. 그리고 (손)아섭이가 홈런을 쳐줘서 쉽게 이기고 시리즈를 원점으로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대호 본인의 홈런도 관심이 모아질 수밖에 없는 상황. 이대호의 한 방이 이날 경기의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 그래도 1점이 아쉬운 단기전에서 상대에게는 충분히 타격을 가할 수 있는 홈런포였다. 5차전, 더 나아가 플레이오프 등 다음 단계에서도 이대호의 홈런은 필요하다. 하지만 이대호 본인이 원하는 홈런은 따로 있었다. 그는 “오늘 홈런이 나왔지만, 앞으로는 더 중요한 순간에 홈런이 나와야 할 것 같다”면서 “5차전에서도 중요한 순간 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다짐했다.
벼랑 끝에서 탈출한 롯데다. 그 과정에서 3차전 손아섭의 홈런 이후 세레머니가 선수들에 자극제가 됐다. 4차전 경기에서도 손아섭은 연타석 홈런을 때려낸 이후 덕아웃과 좌측 외야 관준석을 향해 세레머니를 하면서 분위기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주장’ 이대호의 생각도 이런 세레머니는 필요하다고 봤다. 이대호는 “큰 경기에서 세레머니를 하는 것이 분명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는 좋은 부분이 있다. 상대를 자극하지 않는 면에서 세레머니를 한다면 괜찮을 것이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제 5차전, 롯데는 NC의 에이스 에릭 해커를 만난다. 해커를 상대로 지난 1차전 경기에서 7이닝 동안 1점으로 틀어막혔다. 벼랑 끝에 몰렸지만 이대호의 마음가짐은 다름 없다. 이대호는 “해커는 당연히 좋은 투수이고 겪어봤다. 그렇기에 오늘처럼 실투를 놓치지 않고 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는 각오를 전했다.
이대호를 비롯한 롯데 대부분의 타자들이 깨어났다. 시리즈 역전을 위한 분위기 반전의 계기는 마련됐다. 여기에 승부처에서 더 힘을 내겠다는 주장이자 해결사 이대호의 다짐까지 더해졌다. 롯데는 시리즈 역전을 통해 플레이오프 진출을 바라볼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