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더 극적인 포스트시즌 데뷔전도 없을 것이다. 시리즈 최종전, 선발 투수로 등판한다.
롯데 우완 영건 박세웅(22)이 막중한 임무를 안고 첫 포스트시즌 경기에 나선다. 15일 열리는 준플레이오프 최종 5차전 선발이다. NC 에이스 해커와 맞대결이다.
롯데는 13일 열린 4차전에서 린드블럼의 호투와 손아섭의 연타석포 등 홈런 4방으로 7-1로 승리했다. 벼랑 끝에서 탈출해 2승2패, 최종전으로 끌고 갔다.
이제 마지막 운명은 22살의 '안경 낀 에이스' 박세웅의 어깨에 달렸다. 첫 가을야구 등판이 운명적인 상황이다.
박세웅은 올 시즌 풀타임 선발로 뛰며 28경기에서 12승 6패 평균자책점 3.68를 기록했다. 전반기에는 17경기에서 9승 3패 평균자책점 2.81을 기록하며 리그 최고 투수로도 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후반기 데뷔 첫 10승 투수에 성공했으나 3승 3패 평균자책점 5.07로 부진했다. 체력 문제를 겪으면서 구위가 저하됐다. 피장타율과 피홈런이 증가했다. 9월에는 3경기에서 2패 평균자책점은 9.42로 더 나빠졌다. 14⅓이닝에서 15실점.
당초 지난 12일 4차전 선발로 예고됐다가, 우천 연기되는 바람에 등판 일정이 미뤄졌다. 롯데가 5차전까지 끌고가면서 생애 첫 포스트시즌 등판이 성사됐다.
박세웅은 NC 상대 성적은 괜찮은 편이다. 올해 NC전 3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4.50이다. 가장 최근은 8월 31일 사직구장에서 7이닝 4실점으로 승리를 거뒀다.
정규시즌이 끝나고 충분한 휴식 시간을 보냈다. 불펜 대기를 했지만, 체력적인 부분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첫 등판, 최종전 선발이라는 심리적인 부담감을 최소화 하는 것이다. 직구의 구위와 포크볼 제구력이 관건이다. 1~2회 선취점을 허용하지 않아야 하고, 그래서 포수 강민호의 리드가 더욱 중요하다.
박세웅이 5이닝만 막아준다면, 뒤로는 필승조들이 총력전을 벌일 수 있다. 박진형이 4차전에서 7-1로 앞선 9회 1이닝을 던졌을 뿐, 조정훈과 마무리 손승락은 지난 9일 2차전 이후로는 등판이 없이 푹 쉬웠다.
올 시즌 박세웅은 롯데 팬들에게 '안경 에이스'로 과거 프랜차이즈 스타를 떠올리게 했다. 롯데의 레전드 최동원, 마지막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염종석처럼 박세웅은 우완 정통파, 안경의 공통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극적인 무대는 완벽하게 마련됐다. 홈구장에서, 최종 5차전에서 호투를 펼친다면 사직구장은 열광의 도가니가 될 것이다. 과연 박세웅이 과거 '안경 낀 에이스' 선배들처럼 롯데의 포스트시즌 역사를 이룰지 관심이 모아진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