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익숙한 곳에서, 강력한 시너지 효과가 나왔다. 롯데 자이언츠는 준플레이오프 시리즈를 원점으로 만들면서 또 한 가지 사실을 확인했다.
롯데는 13일 준플레이오프 4차전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서 7-1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시리즈 전적은 2승2패 원점. 마지막 5차전에서 플레이오프 진출을 노리게 됐다.
이날 롯데는 시리즈 동률을 만든 것 이외의 소득이 있었다. 바로 확실한 타순 조합을 재확인했다. 4차전 경기에 롯데는 전준우-손아섭을 테이블세터로 내세웠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전준우-손아섭 조합의 테이블세터가 나왔지만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러자 2,3차전 경기 전준우-김문호의 테이블세터 조합을 만들어서 경기에 나섰지만, 여전히 마찬가지였다. 공격의 답답함은 더해갔다.
하지만 4차전 경기에서 전준우-손아섭 조합이 다시금 테이블세터에서 의기투합하자 최고의 상황이 만들어졌다. 3차전까지 14타수 3안타에 그쳤던 전준우가 올해 포스트시즌 첫 장타 포함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 활약으로 살아나는 기미를 보였다. 그리고 손아섭은 2번 타순에서 포스트시즌 첫 연타석 아치를 비롯해 4타점으로 폭발했다. 테이블세터가 제 역할을 하자 롯데의 타격은 술술 풀렸다.
전준우-손아섭의 테이블세터 출격은 올해 정규시즌 동안 롯데에서 가장 많이 선보인 조합이었다. 1번 타순에서 전준우가 67경기에 나섰고, 손아섭이 2번 타순에서 62경기를 치렀다. 모두 롯데에서 가장 많은 경기를 치른 타순 조합이었다. 전준우는 1번에서 가장 많은 304타석에 들어섰고 타율 3할1푼8리(283타수 90안타) 11홈런 42타점의 성적을 올렸다. 손아섭 역시 2번에서 가장 많은 282타석을 소화했고 타율 3할5푼9리(237타수 85안타) 9홈런 35타점을 기록했다.정규시즌 동안 익숙했던 조합이 포스트시즌에서도 위력을 발휘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경기였다. 이들의 시너지 효과가 상상 이상이었다는 것.
이러한 시너지 효과는 모두 그 타순에서 느끼는 편안함이 원동력이었다. 전준우는 “저는 1번 타순이 편하고, (손)아섭이는 2번 타순이 편하니 서로 좋은 효과가 생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손아섭 역시 “나는 공격적인 성향의 타자인데 2번에서 내 장점을 더 발휘하기 좋은 타순이라고 생각한다. 큰 차이는 없지만 1번은 조금 더 출루에 신경을 써야 하고 상황에 따라서 공도 많이 봐야 한다. 2번 타순보다 조금 어려운 것은 있다”는 말로 1번 타순보다는 2번 타순에 좀 더 편하다는 생각을 전했다.
전준우와 손아섭 모두 자신에게 알맞은 기성복을 입은 듯 각자의 타순에서 제 역할을 다했다. 그만큼 전준우-손아섭 조합이 가지는 효과는 앞으로 더욱 커질 수 있다는 것. 테이블세터에서의 활약이 절실했던 롯데 입장에서는 4차전을 통해 타격감 상승과 타선의 파괴력을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조합을 찾았다는 것에 의의를 둘 수 있었다.
다시 찾은 시너지의 조합이 롯데를 준플레이오프 탈락의 문턱을 넘어선 데 이어 플레이오프까지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