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경기 징크스를 극복하지 못한 더스티 베이커(68) 감독이 워싱턴 내셔널스와 재계약할 수 있을까.
베이커 감독이 이끄는 워싱턴은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5차전에서 시카고 컵스에 2승3패로 무릎을 꿇었다. 이기면 시리즈에서 승리할 수 있는 '클린치 게임(Clinched game)' 10연패 늪에 빠지며 큰 경기에 약한 모습을 또 한 번 드러냈다.
워싱턴은 베이커 감독 부임 첫 해였던 지난해에도 디비전시리즈에서 LA 다저스와 5차전까지 승부했지만, 마지막 경기를 패하며 2승3패로 물러난 바 있다. 올해도 지난해에 이어 5차전 마지막 고비를 못 넘었다. 베이커 감독의 단기전 지도력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4일 '베이커 감독의 미래가 오프시즌 워싱턴의 가장 큰 물음표'라는 헤드라인으로 이 문제를 다뤘다. MLB.com은 '워싱턴의 오프시즌은 그들이 예상한 것보다 빨리 찾아왔지만 가장 큰 질문은 베이커 감독의 거취가 될 것이다'며 '내년 시즌을 위해 핵심 FA 선수들을 붙잡을 워싱턴이지만 베이커는 예외적이다. 2년 계약이 끝난 베이커는 감독을 계속 하고 싶다고 했다'고 전했다.
마이크 리조 워싱턴 단장도 포스트시즌 시작 전에는 "베이커 감독이 내년에도 돌아올 것이다. 시즌이 끝나면 계약을 할 것이다"고 밝혔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강력한 우승 후보로 기대받았으나 2년 연속 디비전시리즈 탈락으로 베이커 감독의 큰 경기 징크스가 반복됐기 때문이다.
MLB.com은 '2016년 95승, 2017년 97승으로 2년간 정규시즌 성적은 논란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2년 연속 내셔널스파크에서 결정적인 디비전시리즈 5차전을 패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에 부임하기 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카고 컵스, 신시내티 레즈에서도 베이커 감독은 우승 경험이 없다. 포스트시즌 통산 성적 23승32패 승률 4할1푼8리.
하지만 선수들의 지지는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다. MLB.com에 따르면 워싱턴 베테랑 거포 라이언 짐머맨은 "베이커는 위대하다. 그를 포함한 코칭스태프 전체가 우리 선수들을 위해 정말 고생했다. 우리 선수들보다 더 열심히 일했다. 그들 밑에서 뛰는 것은 즐겁다"며 "모든 선수들이 그들을 다시 보고 싶어한다"는 말로 베이커 감독의 재계약을 지지했다.
맥스 슈어져,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지오 곤살레스, 브라이스 하퍼, 다니엘 머피, 앤서니 렌던 등 투타에서 모두 신구조화가 잘 이뤄져있는 워싱턴은 당분간 계속 우승 전력으로 달릴 것이다. 과연 내년에도 베이커 감독이 워싱턴의 지휘봉을 잡을지 궁금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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