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록의 로코퀸이다.
배우 장나라가 KBS ‘고백부부’에서 ‘로코 여왕’다운 명불허전 연기력을 발산, 단숨에 안방극장을 사로잡았다.
장나라는 KBS 새 예능드라마 ‘고백부부(연출 하병훈, 극본 권혜주)’에서 자존감이 떨어진 38살 주부에서 20살 사학과 여신으로 인생 체인지를 하는 마진주 역을 맡아 1년 7개월 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상황. 지난 13일 방송된 ‘고백부부’ 1회에서 장나라는 탄탄한 내공으로 다져진 연기력으로 브라운관을 쉴 틈 없이 누비며 더욱 업그레이드된 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특히 장나라는 수줍은 순백의 신부로 첫 등장, 시청자들의 시선을 집중시켰던 상태. 하지만 이내 극중 최반도(손호준)와 결혼식을 올리는 도중 아버지에게 웨딩드레스가 밝혀 앞으로 꼬꾸라졌는데도 불구, 거침없이 웃음보를 빵 터트려내는 모습으로 기대감을 자아냈다.
무엇보다 장나라는 억척스럽고 당찬 38세 아줌마의 모습을 몸을 사리지 않는 열연으로 펼쳐냈다. 다크서클이 눈 밑까지 내려온 퀭한 얼굴을 한 채 아들을 안고 변기에 앉아 볼일을 보는가 하면, 결혼기념일을 까먹은 남편 반도에게 목청 높여 잔소리를 쏟아냈던 것. 여기에 화장기 없는 얼굴로 김치 국물이 묻은 티셔츠를 입은 채 한가득 짐을 실은 유모차를 땀범벅이 되어 힘겹게 미는 모습부터 법원에서 이혼을 선고받은 후 반도에게 “18년동안, 고생 많았다! 미친놈, 위자료나 밀리지 말고 제때 주셔! 끝까지 쫌스럽고 찌질하시네”라고 독설을 날리는 등 파격적인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장나라는 아픈 아이 때문에 혼비백산해 눈물을 떨구고, 남편 반도에게 분노에 휩싸인 채 대성통곡하는 모습으로 보는 이들을 울컥하게 했다. 극중 진주는 자지러지게 우는 아이를 안고 응급실에 뛰어간 후 급성장염이라는 아이를 바라보며 눈물을 글썽였던 터. 심지어 반도가 여자의 손을 잡고 모텔을 나서고 있는 사진을 휴대전화로 받아 본 진주는 주먹으로 가슴을 치며 서럽게 오열했다. 그리고는 결국 반도에게 전화해 “나 너무 불행하다고! 너무 불행해! 전부 돌려놓고 싶어. 이혼해! 그만하자 우리!”라며 오열하는 모습으로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런가하면 장나라는 뜻하지 않게 1999년 20세로 돌아간 후에는 통통 튀는 코믹 면모를 유감없이 발산, '로코 본좌'의 진가를 확인시켰다. 진주는 뽀송뽀송하고 파릇한 20살 신입생으로 변한 자신의 모습을 전신 거울에 비춰보며 “아유~ 이쁘네”라고 능청스럽게 자화자찬을 늘어놓는 가하면, 웃통을 벗고 운동장을 뛰는 남학생들을 “뭐야 쟤들은 아줌마 설레게”라며 안 보는 척, 넋을 놓고 바라보는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냈다.
이처럼 장나라는 38세 아줌마부터 20세 대학 신입생까지 18년을 넘나드는 연기를 자연스럽고 리얼하게 표현했다. 1회부터 진정성 넘치는 눈물, 박장대소하게 만든 코믹과 애잔한 멜로까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맹활약을 펼쳐낸 장나라가 앞으로 또 어떤 마진주의 모습을 선보일 지 기대감이 높아진다.
한편 ‘고백부부’ 2회는 14일(오늘)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nyc@osen.co.kr
[사진] ‘고백부부’ 방송 캡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