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호 감독 추모' 수원FC-부산, 서로 다른 '눈물매치'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7.10.14 15: 12

'눈물의 매치'였다. 감독을 잃은 슬픔, 마지막이라는 슬픔이 공존한 경기였다.
14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K리그 챌린지 2018 수원FC와 부산 아이파크의 맞대결은 서로 다른 사정에 의한 눈물매치였다.
경기 전 홈 팀 수원FC는 행사를 자제했다. 갑작스럽게 유명을 달리한 부산 아이파크 고 조진호 감독을 추모하기 위한 것. 고 조 감독은 지난 10일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수원FC는 선수단 격려인사로 생략했고 빠르게 경기를 시작했다. 경기 시작전에 양팀 선수들은 짧게 묵념을 하며 추모의 시간을 가졌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만난 이승엽 부산 코치는 취재진과 만나 눈물을 흘렸다. 선수단에게 특별한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이 코치는 사령탑의 갑작스러운 부재 뿐만 아니라 축구계 선배의 빈 자리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이승엽 코치는 "경기를 준비하는 동안 선수들에게 특별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감독님이 안계신 것에 대해 지금 가장 실감날 것 같다. 워낙 경기 중 벤치에서 열정적으로 선수들과 함께 준비했던 분이기 때문에 그 빈 자리에 대한 걱정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선수들도 조심스럽게 경기를 준비했다. 화이팅 넘치게 소리를 지르기 보다는 조용한 모습에서 경기를 준비했다. 무거운 얼굴이었지만 고 조진호 감독에게 승리를 바치겠다는 의지가 엿보였다.
부산 서포터스들도 고 조 감독 추모에 동참했다. 수원종합운동장까지 찾아온 부산팬들은 경기장에 고 조 감독을 위해 2개의 걸개를 내걸었다. '조진호 감독님 당신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조진호 감독'은 돌아가신 감독에 대한 추모였다.
수원FC 벤치도 밝지 않았다. 조덕제 전 감독 사퇴 후 팀을 이끌던 조종화 감독대행의 마지막 경기였다. 조 감독대행은 수원FC가 내셔널리그에 있던 2003년 코치로 부임했다. 그 후 2012년에는 수석코치로 승격했고 올 시즌까지 팀을 지켰다.
그러나 성적이 좋지 않았고 조 전 감독이 떠난 뒤 수원FC는 지난 13일 김대의 신임 감독을 선임했다. 오는 16일부터 지휘봉을 잡을 김 신임감독은 일단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조 감독대행은 "조덕제 감독님과 함께 했어야 했는데 이제 팀을 떠나게 됐다. 그런데 굉장히 아쉬움이 남는다. 지난 15년간 정말 많은 일이 있었다. 내셔널리그를 시작으로 클래식까지 진출하는 등 수원FC와 함께 보낸 시간을 잊을 수 없다"며 눈물을 흘렸다. / 10bird@osen.co.kr
[사진] 수원=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