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히 다를 것 없다는 각오. 하지만 승리에 대한 열망은 숨기지 못했다. NC 권희동 이야기다.
NC는 13일 창원 마산야구장서 열린 롯데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4차전을 1-7로 완패했다. 경기 중반까지 팽팽한 균형을 유지했지만 5회 대거 4실점하며 흐름을 빼앗겼다. 11일 3차전 13-6 완승으로 시리즈 전적 2승1패,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으나 이날 패배로 이제 원점이다. NC와 롯데는 15일 부산으로 무대를 옮겨 마지막 5차전을 치른다.
이동일인 14일. NC 선수단은 오후 2시부터 마산야구장서 자율 훈련을 가졌다. 비록 자율 훈련이었지만 열외없이 참가해 타격감을 조율했다. 준플레이오프 팀내 타율 1위 권희동 역시 마찬가지였다. 권희동은 4경기에 모두 좌익수로 선발출장해 타율 4할2푼9리(14타수 6안타), 4타점, 2득점을 기록했다. 규정 타석을 채운 NC 타자 가운데 타율 1위다. 아울러, 1차전서 결승타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팀의 9-2 완승을 이끈 그였다. 권희동은 데일리MVP에 선정되기도 했다.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권희동은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그는 "정규시즌과 똑같다고 생각한다. 물론 단기전이기에 승리하면 시즌이 이어지고, 패하면 거기서 끝이다. 그 차이는 있지만 부담이나 긴장을 하는 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지난해 포스트시즌 경험이 만든 여유였다. 권희동은 지난해 9월 경찰 야구단 전역 이후 곧장 1군에 합류했다. 14경기 타율 2할6푼8리, 1홈런, 9타점. 김경문 NC 감독은 그를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포함시켰다. 특히, 에릭 테임즈가 징계로 플레이오프 1차전에 나설 수 없자 권희동에게 4번 중책을 맡기기도 했다.
권희동은 "지난해 포스트시즌에는 정말 긴장을 많이 했다. 내 야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라며 아쉬워했다. 실제로 권희동은 지난해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 합쳐 6경기서 13타수 2안타에 그쳤다. 이때의 쓴잔이 올 가을 맹타로 돌아오고 있는 것.
롯데는 5차전 선발투수로 박세웅을 예고했다. 권희동은 올 시즌 박세웅 상대로 타율 3할3푼3리(6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2볼넷을 기록했다. 권희동은 "단기전은 사실 컨디션 싸움이다. 컨디션이 더 좋은 선수가 이길 것이다. 정규시즌 때 상대 전적이 좋았다고 자신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라고 침착했다.
권희동 뿐 아니라 모든 NC 선수들은 '포스트시즌이지만 정규시즌과 다를 바 없다'라며 여유를 선보였다. 2014년부터 꾸준히 큰 무대를 밟았기에 나온 자신감이었다. 그렇다고 욕심까지 놓아버린 건 결코 아니다. 권희동은 "1차전 때부터 선수들끼리 '즐기면서, 편하게 하자'라고 되뇌었다. 그대로 긴장하지 않고 있다"라면서도 "이겨서 잠실에 가고 싶은 건 분명하다"라고 밝혔다. /i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