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와르의 지평을 연 오우삼 감독답다. 한국의 하지원, 중국의 장한위, 일본의 후쿠야마 마사하루와 쿠니무라 준 등 아시아 스타의 캐스팅으로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기에 기대가 쏠렸는데 역시 실망감을 안기지 않았다는 점에서 필모그래피에 또 하나의 성공작을 새겨넣었다.
14일 오후 부산 우동 센텀시티CGV에서 ‘맨헌트’의 기자시사회가 12월 국내 개봉에 앞서 진행됐다. 첫 공개하는 자리였기에 국내외 많은 취재진이 몰려 들었다.
‘맨헌트’는 존경받던 변호사가 어느 날 갑자기 살인 용의자로 몰리고, 그를 쫓던 강력반 형사가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진실을 만나 갈등하고 화해하는 사나이들의 우정을 그린 정통 느와르이다.
일본 국민배우 故다 카쿠라 켄에게 바치는 헌사의 의미로 그의 대표작이었던 ‘그대여, 분노의 강을 건너라’를 31년 만에 리메이크했다. 액션 느와르 영화 장르에서 거장의 반열에 오른 오우삼 감독이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로 돌아와 진가를 드러낸 것. 1980~1990년대 전설적인 홍콩영화를 좋아하는 광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 홍콩 느와르가 품고 있던 영웅적 신화와 과잉적 액션, 인위적인 장면이 돋보이긴 하나 치밀한 스토리 짜임새와 분위기를 두른 화법이 할리우드 감독들에게도 깊은 영감을 남겨 느와르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
영화는 음모에 빠진 변호사 두추(장한위 분)와 그와 얽힌 살인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야무라(후쿠야마 마사하루)가 진실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면서 서로의 진심을 깨닫고 우정을 나누는 과정이 러닝타임을 채우는데, 주연배우들의 섬세하고 압도적인 연기가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또한 제약회사 회장으로 출연한 쿠니무라 준도 선과 악의 갈림길에서 끝없이 갈등하는 내면의 이중성을 탁월하게 표현해 명불허전의 연기력을 다시 한 번 인정받았다. 특히 유일한 한국 배우인 하지원은 회장이 고용한 미녀의 킬러로 분해 본인만의 액션 스타일과 카리스마 넘치는 분위기를 드러냈다./purplis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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