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유격수라는 무거운 짐을 떠안은 찰리 컬버슨(28·LA 다저스)이 무난한 첫 걸음을 뗐다. 일단 첫 경기에서는 코리 시거의 공백이 그렇게 크지 드러나지 않았다. 정규시즌 104승을 거둔 LA 다저스 선수층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LA 다저스는 15일(이하 한국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1차전에서 5-2로 이겼다. 4회 2점을 먼저 내주며 끌려갔으나 경기 중·후반 집중력을 발휘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가장 중요한 첫 판을 잡은 LA 다저스는 지난해 컵스에 막혀 월드시리즈에 나서지 못했던 한을 풀기 위해 달려 나간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가장 관심을 모은 선수는 선발 클레이튼 커쇼가 아닌, 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찰리 컬버슨이었다. 다저스의 주전 유격수는 이미 리그 정상급 선수로 성장한 코리 시거. 그러나 시거는 애리조나와의 디비전시리즈 3차전에서 도루를 시도하다 허리를 다쳤다. 다저스는 시거의 부상 회복 정도에 신경을 곤두세웠지만 결국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우리 클럽하우스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다”는 리치 힐의 예고대로 컬버슨이 무난하게 그 자리를 메웠다. 이날 8번 유격수로 출전한 컬버슨은 2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올리며 공격에서 비교적 괜찮은 성과를 냈다. 수비에서도 그렇게 큰 문제는 없었다.
1-2로 뒤진 5회 두 번째 타석에서 타점을 올렸다. 푸이그의 적시 2루타로 1점을 추격한 상황, 1사 2,3루에서 좌익수 방면 희생플라이로 동점을 만들었다. 4-2로 앞선 7회에는 2루타를 치고 나갔다. 이 안타는 컬버슨의 포스트시즌 개인 첫 안타. 모로우의 번트 때 3루로 가지 못한 것은, 리조의 전진수비가 워낙 좋아서였다. 당시는 다소간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어진 터너의 안타 때 홈으로 파고들어 그 아쉬움을 달랬다.
당초 판정은 아웃이었지만 상대 포수인 콘트라레스의 발이 홈을 막고 있었다는 판정이 나와 세이프로 번복됐다. 이날 컬버슨의 수비력을 실험할 만큼 타구가 집요하지는 않았으나 수비에서도 큰 실수는 없었다.
컬버슨은 2012년 샌프란시스코에서 MLB에 데뷔한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다. 콜로라도를 거쳐 지난 2016년 다저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2016년에는 34경기, 2017년에는 15경기 출전에 그칠 정도로 팀 내 존재감이 뛰어났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시거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출격해 쏠쏠한 활약을 했다. 시거가 언제 다시 로스터에 합류할지가 아직 불투명한 상황에서 컬버슨의 1차전은 나름대로 의미가 컸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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