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공식행사 중 하나인 GV(관객과의 대화)에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참석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문 대통령은 15일 오전 10시 30분 부산 우동 롯데시네마에서 상영하는 영화 ‘미씽:사라진 여자’(이하 미씽)를 관람하고 낮 12시 15분부터 곧바로 시작된 관객과의 대화에 참석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부산국제영화제가 처음 시작될 때부터 저는 공식적으로나 개인적으로 함께 해왔다. 대통령으로서는 첫 참석이라 뜻 깊게 생각한다”라며 “부산 시민과 영화인들, 그리고 우리 국민 모두가 자랑스러워하는 영화제인데 2~3년간 다소 침체된 것이 가슴 아파서 부산영화제를 격려하는 마음으로 오늘 왔다. 이 시간에 맞춰서 이제야 본 건데, 기대 이상으로 좋은 영화를 봐서 아주 기쁘다”라고 방문 이유를 밝혔다.
'미씽‘은 워킹맘 지선(엄지원 분)의 집에 중국인 한매(공효진 분)가 보모로 들어오면서 벌어진 이야기를 그린 미스터리 추적극이다. 엄지원의 섬세한 감정 연기가 돋보이며, 사랑스러운 이미지를 벗고 모든 게 의문스러운 한매를 소화한 공효진의 변신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어 문 대통령은 “우리 사회가 직면한 여성 문제를 두 여주인공 지선과 한매가 제대로 보여줬다. 두 사람이 각각 고용인, 피고용인이기도 하고 피해자와 가해자 같은 관계인데 (어떤 상황에 놓인)여성의 처지라든지 두 여성이 똑같은 처지에 있다는 것을 상징적으로잘 보여준 것 같다”는 감상평을 남겼다.
부제 ‘사라진 여자’에 대해서는 “이 제목도 이중적인 뜻이 있다고 느꼈다. 실제적으로는 한매가 사라진 것인데 의미적으로는 우리 사회에서 여성들이 아주 소외되고 있다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게 만들었다. 더불어 여성들의 목소리가 사라졌다는 의미도 담고 있는 것 같다”며 “문제의식 가지고 탄탄한 연출로 좋은 작품 만들어준 이언희 감독님과 공효진, 엄지원씨에게도 박수를 부탁한다”고 객석의 호응을 유도했다.
공효진과 엄지원의 연기력을 극찬하면서 “작년에 개봉해서 꽤 많은 분들이 영화를 보셨는데, 지금처럼 우리 사회가 여성문제에서 좀 더 관심을 갖는 그런 분위기가 됐으면 좋겠다. 더 많은 분이 영화를 보셨다면 흥행에도 더 성공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미씽’은 단순히 유괴범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이 땅에 살고 있는 모든 소녀와 여자, 그리고 워킹맘들이 침묵해 왔던 모두가 봐고 생각할 만한 작품이다. 대한민국에서 일하는 엄마로서, 더불어 편견 속에 갇힌 소수자로서, 고통 받는 세상 모든 여성들을 위해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인 것이다.
대통령은 대선 후보 당시, 육아로 어려움을 겪는 젊은이들의 문제가 바로 자신의 아들 딸의 이야기라고 밝힌 바 있다. 대통령 당선 이후 ‘아빠 육아휴직’을 적극 장려하기도 했는데 “엄마들은 휴직을 하는데 아빠들은 눈치가 많이 보인다. 상급자가 싫어하지 않더라도 내가 가면 다른 동료들이 그 일을 다 떠안아야 한다고 생각하면 가기가 쉽지 않다”며 “등을 떠밀어서라도 육아 휴직을 하게끔, 그게 너무나 당연한 문화로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은 육아휴직 급여 인상이나 저출산 지원에도 적지 않은 예산을 쏟아 부으며, 여성 일자리 수 증가에 따른 삶의 질 향상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주려는 노력을 해오고 있다. ‘미씽’의 관람은 이에 대한 관심을 반영한다./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