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가 가장 경계해야 할 선수로 뽑혔다. 그만큼 최근 페이스도 좋고, 팀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크다는 뜻이다. 정규시즌 전방위에서 두루 활약한 박건우(27·두산)와 박민우(24·NC)가 공격 선봉장 대결을 벌인다.
두산과 NC는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1차전을 시작으로 플레이오프 일정에 들어간다.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두산이 앞서 있다는 평가다. 지난 2년간 가을무대에서 NC를 격파한 자신감도 충만하다. 그러나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를 꺾고 올라온 NC는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NC 마운드도 만만치 않아 한 방 싸움, 혹은 한 점 싸움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럿 키 플레이어가 있다. 그러나 선봉장으로 박건우와 박민우를 뽑는 데는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박건우(.366)와 박민우(.363)는 올 시즌 정규시즌 타율 2·3위를 기록했다. 막판까지 선두 김선빈(KIA·0.370)를 쫓았다. 두 선수는 소속팀에서 주로 2번(박민우)과 3번(박건우)에 배치된다. 두 선수의 방망이가 식으면 제아무리 강한 중심타선이라고 해도 파괴력이 떨어진다. 헤매면 시리즈 내내 치명타다.
박건우는 고타율은 물론 주루와 수비에서도 기여가 적지 않았다. 두산 프랜차이즈 역사상 첫 20-20클럽(20홈런-20도루 동시 달성)에 가입했다. 타격에 물이 올랐다는 평가다. 박민우도 3년 연속 3할을 쳤다. 타율은 계속 올라오는 추세(0.304→0.343→0.363)다. 강력한 두산 마운드에 맞서려면 박민우의 활약이 반드시 필요하다.
두 선수가 키플레이어인 것은 상대 전적에서도 잘 드러난다. 박건우는 시즌 NC와의 14경기에서 타율 3할8푼이었다. 4개의 홈런도 보태 OPS(출루율+장타율)는 1.183이었다. 출루와 장타가 조화로웠다. 15일 미디어데이에 투수 대표로 참가한 임창민은 “올 시즌 잘 치고 있는 박건우가 경계대상”이라고 했다. 박건우를 막지 못하면 한 방이 있는 김재환, 에반스, 오재일 등이 연이어 들어서는 두산 타선이 더 까다로워진다.
박민우는 한술을 더 떴다. 두산과의 11경기에서 타율이 무려 5할1푼6리였다. 홈런은 없었지만 2루타 이상의 장타가 6개로 OPS는 1.342에 이르렀다. 미디어데이에서 시종 여유 있는 미소를 지은 유희관은 박민우를 꼭 집어 말했다. 타격도 좋고, 루상에 나가면 주루로도 팀을 괴롭힐 수 있는 선수라는 이유다. 반대로 2번 타순에 들어서는 박민우를 잡으면 상대적으로 중심타선을 상대하기 수월해진다.
반대로 포스트시즌 상대전적은 그렇게 좋지 않았다. 박민우는 2015년 플레이오프에서는 5경기에서 타율 3할1푼8리를 기록하며 선전했다. 하지만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는 2할6푼7리에 머물렀다. 4개의 안타가 모두 단타였다. 올해 준플레이오프에서 보여준 감도 썩 좋지 않았다. 박건우도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는 4경기에서 타율 2할에 머물렀다. 역시 장타는 없었다. 두 선수의 성적이 얼마나 달라지느냐에 따라 시리즈 향방이 갈릴 수도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