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한효주→이보영→신혜선, 소현경의 뮤즈
OSEN 박진영 기자
발행 2017.10.23 15: 25

소현경 작가의 주말극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뭔가 뻔해보이는 소재이고 캐릭터의 위치 역시 비슷하지만, 그럼에도 계속 보게 되는 마력이 있다. 그만큼 소현경 작가의 필력이 대단하다는 의미가 된다. 그래서인지 소현경 작가의 작품을 통해 인생 캐릭터를 만든 배우들이 많았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한효주와 이보영이다. 
2009년 방송된 SBS '찬란한 유산'은 이승기와 한효주가 주연을 맡아 무려 45%가 넘는 시청률을 이끈 대박드라마다. 한효주는 불행을 한꺼번에 만난 여자 주인공 은성 역을 맡아 주말극 한 편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긍정적인 에너지가 가득한 은성을 특유의 밝은 분위기로 소화해내 호평을 이끌어낸 것.

전작인 '봄의 왈츠', '일지매'에서도 호연을 펼쳤지만, 한효주라는 이름을 제대로 알린 건 역시나 '찬란한 유산' 덕분이었다. 이후 한효주는 '동이'를 통해 또 한번 안방 극장을 휘어잡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여배우로 우뚝 설 수 있었다. 
소현경 작가를 논할 때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드라마가 바로 2012년 방송된 KBS '내 딸 서영이'다. 이 드라마 역시 47%가 넘는 대박 시청률을 얻으며 시청자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았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서영 역을 맡은 이보영의 활약은 눈부셨다. 힘든 가정 환경으로 인해 독해질대로 독해진 서영은 결국 아버지와 의절을 한 채 혼자 결혼식을 강행했다. 이 같은 서영의 극단적인 행보로 인해 극 초반 막장이라는 평가를 얻기도 했지만, 소현경 작가는 결국 서영과 가족들의 화해와 용서 등을 가슴 따뜻하게 그려내 '국민 드라마'라는 극찬을 끌어냈다.
이보영은 '내 딸 서영이'로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와 인기를 동시에 거머쥐었다. 매 순간 흡인력 높은 감정 연기로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며 '인생 캐릭터'를 완성해냈다. 
두 사람을 이어 신혜선 역시 소현경 작가의 신작인 KBS '황금빛 내 인생'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 신혜선은 이미 KBS 주말극인 '아이가 다섯'에서 호연을 펼치며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은 바 있다. 하지만 여주인공으로서 오롯이 극을 이끄는 건 이번이 처음. 그래서 방송 전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신혜선은 서지안이라는 캐릭터에 완벽히 몰입된 연기를 보여주며 우려를 확신으로 만들어줬다. 신혜선이 맡은 서지안은 자신이 목표한 것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고 뭐든지 하는 성격의 소유자. 하지만 누구보다 가족을 위하는 장녀로 따뜻한 면모까지 겸비했다. 일도 똑부러지게 할 뿐만 아니라 상황 대처 능력도 탁월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호감을 얻는다. 
하지만 최근 자신이 진짜 재벌집 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난 뒤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신혜선은 이런 극한의 상황에 빠진 서지안을 호소력 짙은 연기로 표현해내 시청자들이 서지안의 상황을 이해하고 안쓰럽게 바라볼 수 있게 만들고 있다. 
신혜선의 활약 덕분에 '황금빛 내 인생'은 방송 8회만에 시청률 30%를 돌파했으며, 지난 16회는 무려 35%(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얻어내며 놀라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같은 소재도 어떻게 사용하는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주고 있는 소현경 작가와 자신에게 온 기회를 제대로 잡을 줄 아는 영민한 배우들의 조합이 새삼 재미있게 다가온다.  /parkjy@osen.co.kr
[사진] 각 드라마 스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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