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는 고백의 의미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10.26 17: 30

(*해당 기사는 스포일러가 다수 담겨있으니 참고바랍니다*)동명의 일본 소설을 영화화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감독 츠키카와 쇼)라는 제목의 뜻은 보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해석할 가능성이 충분하다. 로맨스 멜로물이니 만큼 사랑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확률이 가장 높지만 남녀 고등학생의 우정에 좀 더 무게를 둔다면, ‘친구로서 너를 좋아 한다’ ‘너처럼 삶을 긍정적으로 대하고 싶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달 25일 개봉한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가 개봉 당일 3만 8923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3위에 오르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같은 날 개봉한 마블의 ‘토르:라그나로크’(41만 5745명), 범죄 액션 ‘범죄도시’(11만 1500명)에 이은 순위이다. 앞선 두 영화는 각각 누적 관객수 41만 8880명을, 528만 7919명을 동원했다.
공포물을 연상케 하는 제목과 달리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는 벚꽃이 흩날리는 따뜻한 봄날의 어느 날을 배경으로 해 시작부터 애틋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맹장 수술을 받아 병원에 실밥을 뽑으러 갔던 클래스 메이트(키타무라 타쿠미)는 자신의 반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여학생 야마우치 사쿠라(하마베 미나미)의 공병문고라는 일기장을 우연히 발견한다. 안에 적힌 일기를 통해 사쿠라가 췌장암에 걸려 앞으로 1년도 채 살지 못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접하고 말문이 막힌다.

하지만 밝고 긍정적인 사쿠라의 태도가 연민과 좌절감보다 긍정의 에너지를 전달하며 상황을 반전시킨다. 죽을병에 걸렸음에도 만면에 미소를 띠며 반 친구들을 대하는 것은 물론 친구들에게 슬픔을 안겨주고 싶지 않다면서 “같이 있는 시간만큼은 행복하고 싶다”고 말한다. 당연히 췌장암에 걸렸다는 사실조차 비밀이다.
절친한 친구 하나 없이 은둔형 외톨이로 지냈던 클래스 메이트는 그런 사쿠라를 보며 이상한 감정을 느끼고, 친구 이상의 관계로 발전한다. 죽기 전까지 임시 친구 계약을 맺은 사이일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왠지 점점 자신에게는 없는 그녀의 매력을 닮고 싶다. 게다가 묘한 감정까지 쌓여간다. 사쿠라는 결국 그에게 “너의 췌장을 먹고 싶다”고 수줍게 고백한다. 부끄러워하며 고백하는 이 장면은 이제 막 시작하는 연인의 설렘을 느낄 수 있다.
안타깝게도 그들의 사랑은 끝이 나지만, 좁은 방 안에서 혼자 놀던 그를 세상 밖으로 꺼내준 사쿠라 덕분에 그는 꿈을 이루며 밝고 건강하게 자란다. 사랑의 끝이 모든 것의 시작이 될 수 있음을 말해주며 이 영화를 관람한 관객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다.
지난 첫사랑을 떠올리게 하는, 누구나 한 번쯤 겪어 봤을 듯한 아름다운 첫사랑 이야기를 소재로 흔들리는 청춘의 아름다움을 말한다./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포스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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