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심이 영화 '채비'에 출연한 계기를 밝혔다.
26일 서울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는 영화 '채비'(조영준 감독)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시사회 이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는 주연을 맡은 고두심, 김성균, 유선과 연출을 맡은 조영준 감독이 참석했다.
조영준 감독은 "4~5년 정도 전에 TV에서 다큐멘터리를 보게 됐다. 40대 지적장애 아들을 키우는 80대 노모의 이야기였다. 그때 영상편지를 남기는데 '너 때문에 너무 행복했고, 하루하루 심심한 적이 없었다'고 하시더라. 굉장히 비관적인 상황인데도 희망적인 눈빛을 봤다"며 "저 모자의 이야기를 그리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나리오를 쓰게 됐다"고 말했다.
지적장애가 있는 아들 역을 연기한 김성균은 연기에 대한 어려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김성균은 "실제로 그렇게 살고 있는 분들께 누가 될까봐, 실례가 될까봐 고민이 있었다"며 "감독님과 함께 다큐멘터리 영상을 많이 봤다. 복지관에 가서 실제로 만나뵙기도 했다"고 말했다.
김성균과 고두심은 '채비'를 통해 스크린에 눈물 폭탄을 터뜨릴 감동의 모자(母子) 케미를 선보인다. 고두심과 김성균은 영화 '채비'에서 프로 잔소리꾼 엄마와 프로 사고뭉치 아들로 11월 스크린에 뭉클한 감동을 선사할 전망. 김성균과 고두심은 서로의 캐스팅이 출연의 계기였다며 완벽한 케미를 자랑했다.
김성균의 캐스팅에 흔쾌히 출연을 결정했다는 고두심은 "김성균이 하는 드라마를 봤다. '응답하라' 시리즈를 봤는데 상당히 다양한 것을 가지고 있는 배우구나, 언젠가 저 배우와 호흡을 맞춰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섭외가 오면서 아들이 김성균 씨라고 해서 흔쾌히 출연했다"며 "호흡을 맞추고 보니까 예전부터 맞췄던 사람 같은 느낌이었다. 너무나 가족적인 분위기로, 처음이라고 생각하지 못할 정도로 영화를 찍었다"고 말했다. 김성균 역시 "이 영화를 하게 된 건 엄마 역할을 한 고두심 선생님이 가장 컸다. 고두심 선생님과 함께 연기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이 작품을 의미있게 끝낼 수 있었다. 장애인 아들과 엄마의 이야기라는 시각보다는 늘 어린 아이 같은 아들과 늘 아들을 어린 아이처럼 바라보는 엄마의 이야기라는 시각으로 접근을 했다"고 말했다.
발달장애가 있는 아들을 보호하는 엄마의 이야기를 그린다는 점에서는 앞서 흥행에 성공한 '마라톤', '맨발의 기봉이'를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그러나 김성균과 고두심은 전작들과의 차별화를 강조했다. 김성균은 "너무 좋아하는 영화라 오히려 더 이상 안 찾아보려고 했다. 그 작품들은 신경쓰지 않으려고 가보자고 했다"고 말했고, 고두심은 "배우도 배경도 다르기 때문에 다른 작품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큰 딸 역을 맡은 유선은 '엄마'라는 단어에 눈물을 쏟기도 했다. 유선은 엄마라는 말에 눈물을 쏟으며 "저 역시 딸이라 역할에 매우 몰입됐다. 저도 사근사근하지 못한 딸이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엄마한테 전화 한 통을 더하게 된 것 같다"며 "많은 깨달음이 있었던 영화였다. 부모와 함께 나누지 못했던 마음에 아팠다"고 눈물을 흘렸다.
제가 짝사랑하는 선생님 역할인데 200% 몰입됐다. 저녁에 촬영 끝나고 삼겹살에 밥이나 한끼 할까 해서 물어봤는데, 제가 말을 좀 이상하게 했다. '저녁에 밥 한끼 해요'라고 했었는데 '저녁 스케줄이 어떻게 되시죠'라고 물어봤더니 '집에 가요'라고 해서 그대로 끝났다. 너무 떨렸다. 그렇게 끝나서 현장 스태프 분들에게 놀림을 당했다.
'채비'에서는 엄마에게 늘 보호를 받았던 아들 캐릭터였던 김성균은, 다음 작품에서는 보호하는 역할을 맡고 싶다는 뜻을 전하기도 했다. 김성균은 "이번 '채비'를 찍으면서 그 집에서 살았던 것 같다. 우리 집이라는 생각이 들더라"며 "이번 작품을 하면서 아들 인규로서 선생님을 만났던 것 같다. 다른 모습은 상상이 안 가는데다음에는 좀 더 엄마를 더 지키고 보호해 줄 수 있는 아들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편 '채비'는 30년 내공의 프로 사고뭉치 인규를 24시간 케어하는 프로 잔소리꾼 엄마 애순 씨가 이별의 순간을 앞두고 홀로 남을 아들을 위해 특별한 체크 리스트를 채워가는 과정을 그린 휴먼 드라마. 오는 11월 9일 개봉한다. /mari@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