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범죄도시’ 윤병희 “마동석, 후배 배우들에게 큰 힘 됐다”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7.10.27 09: 59

영화 ‘범죄도시’가 지금과 같은 반전 흥행의 주인공이 된 것에는 주연배우 마동석과 윤계상의 공이 가장 크겠지만 그 뒤를 든든하게 받쳐준 현실감 넘치는 조연배우들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배우 윤병희도 ‘범죄도시’를 빛낸 배우 중 한 명이다. 그는 극 중 마동석을 도와 나중에 중국 공안으로 변장하는 나이트 삐끼인 휘발유 역을 맡았다. 그리 크지 않은 역할이었지만 그는 찰진 코믹 연기와 유창한 중국어로 관객들에게 큰 인상을 남겼다.
원래 중국어를 전혀 못한다고 밝힌 그는 “‘서부전선’ 때 처음 중공군 중대장 역할을 맡으면서 중국어 대사를 했어야 했다. 그 때 한번 들었고 뱉어봤고 조금 익숙하다고 이번에는 그래도 접근하는 방법에 대해 내면적으로도 연구를 많이 했다. 그래서 관객들로 하여금 ‘저 배우 중국어 잘하네’가 아니라 ‘저 중국인 누구야?’라는 반응이 나오는 것이 목표였다”고 전했다.

윤병희는 ‘범죄도시’ 이후 알아보는 사람이 생겼다며 “극장에서 지나가는데 약 두 분이 ‘범죄도시’ 나오시지 않았냐고 물어보시더라. ‘범죄도시’ 상영관도 아니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꽤 많은 작품에 출연한 그이지만 ‘범죄도시’는 특히 남다른 작품으로 기억될 듯하다며 “저마다 절실한 사연이 있으신 분들이 다 모여서 의기투합해서 으쌰으쌰하는 현장부터 분위기도 좋았고 잘돼서 기분이 좋다”고 털어놨다.
강윤성 감독에 대해서는 “되게 젠틀하시고 목소리 톤이 올라가거나 말이 빨라진 적이 한번도 없었다. 첫 날이 아직도 기억나는데 리허설 할 때였다. 처음 현장에 가서 긴장도 되고 설레기도 하는데 리허설을 할 때 감독님이 계속 앞에서 웃으시더라. 그 때부터 조금 편해졌던 것 같다. 감독님이 ‘너는 홍콩영화 보는 것 같아’ 라고 농담도 던져주시고 그래서 긴장이 풀렸던 것 같다. 다른 형사 형님들 마동석 선배님도 다들 편하게 해주셨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주로 마동석과 함께 하는 장면이 많았던 그는 “너무 편안하게 잘 해주셨다. 그게 후배 배우들한테는 의지되는 큰 힘이다. 영화에 대한 전체적인 흐름이 명확하게 있으니까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이런 상황에서 이렇게 해보자 하고 많이 시도를 해보게끔 기회도 열어주시고 너무 감사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지난 2007년 연극으로 연기에 입문한 그는 벌써 10년 째 배우의 길을 걷고 있다. 긴 무명생활이 힘들 법도 하지만 윤병희는 “조금씩 한 계단 한 계단 나아가고 있다라는 믿음, 좋은 날은 분명히 올 거다, 많은 작품, 많은 관객들을 만날 수 있는 날이 올거다 라는 확신으로 버티고 이겨내는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는 “제가 지금 어머니 와이프 딸 아들 같이 살고 있는데 제 자신 보다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더 좋은 배우가 돼서 남들 다 하는 거 정도만 누리고 사는 것이 제 꿈이다. 꿈이 예전에 비해서 많이 소박해졌다. 그런데 아주 진지해졌다. 주변 사람들에게 베풀고 작업을 하면서 인연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다. 작품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작품을 통해 알게 되고 믿고 신뢰하게 되면서 좋은 장면 만들고 좋은 대화 나누는 것이 너무 소중하다는 것을 매 작품 하면서 느낀다. 이번 ‘범죄도시’도 그런 부분에서 너무 감사하다. 저와 지금까지 인연이었던 분들이 다 함께 행복한 날이 왔으면 좋겠다. 저 혼자 행복한 게 아니라 주변에도 같이 누리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의 다음 작품은 MBC ‘투깝스’. 그는 “조정석과 얼마 전에 촬영을 같이 했다”며 “워낙 잘 하시는 분인걸 알았고 유연한 분인걸 알았지만 실제로 부딪히면서 애드리브 던져주시면 저도 받아서 하고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촬영 했던 것 같다”고 드라마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mk3244@osen.co.kr
[사진] 카라반이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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