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①] ‘유리정원’ 문근영 “투병 이후 첫 복귀작...부담되기도”
OSEN 지민경 기자
발행 2017.10.30 08: 25

올해 초 급성구획증후군 진단을 받고 치료를 위해 활동을 중단했던 배우 문근영이 영화 ‘유리정원’으로 다시 대중 앞에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제2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된 '유리정원'은 베스트셀러 소설에 얽힌 미스터리한 사건, 그리고 슬픈 비밀을 그린 작품으로 문근영은 극 중 과학도이면서 자신이 나무에서 태어났다고 믿는 신비로운 여인 ‘재연’으로 분했다.
재연이라는 인물은 일견 순수해 보이지만 그 안에 강한 집념을 가진 캐릭터로 후반부로 갈수록 보여지는 광기어린 행동으로 보는 이들에게 당혹스러움을 안기기도 한다. 문근영은 이 재연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관객들에게 가장 익숙하면서도 낯선 얼굴을 보여준다.

문근영은 최근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영화와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유리정원’은 촬영은 예전에 했지만 개봉시기 때문에 투병 이후 문근영의 복귀작으로 관심을 모았다. 문근영은 이에 대해 “그래서 긴장을 했던 것 같다. 오래전에 찍은 작품인데 다치고 난 이후라는 점 때문에 많은 분들이 그런 부분에 대해서 걱정도 해주시고 신경도 써주시니 부담이 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오랜만에 영화 복귀작으로 ‘유리정원’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그는 “자유롭게 선택한 것은 있었다. 흥행이나 대중성을 보기보다는 작품성에 더 마음을 뒀던 것 같다. 덧붙이자면 남들이 원하는 어떤 것이라기 보다 내가 하고 싶은 연기, 작품을 선택하고 싶은 마음이 컸고 그런 맥락에서 캐릭터 작품이 매력적이었고 감독님과도 이야기가 잘 통해서 재미있게 촬영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여러 가지 이유들이 이 작품을 선택하지 않을 수 없게끔 했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연기한 재연이라는 캐릭터에 대해 “이 캐릭터가 이해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보는 사람들에 마음에 닿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있다. 감정 이입일 수도 있고 감정의 전달일 수 도 있고. 광기의 모습이라고 해야 하나 남들이 보기에 위험한 선택을 한다. 그것이 필요한 선택일 수도 있는데 남들이 봤을 때는 미친 과학도, 엽기녀라고 보이기도 한다. 그런 모습들이 동 떨어지게 보이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자신과 재연이 닮았다고 생각했다는 그는 “저는 저와 조금 닮았다고 생각했다. 상처라는 부분도 고민이 많이 됐는데 저는 재연이가 순수해서 더 상처를 받았고 그런 것 보다는 왜 상처를 받았을까 라는 고민이 더 많이 됐다. 내가 받은 상처를 곧이 곧대로 돌려주지 않고 안고 있는 마음 이런 것이 비슷한 것 같다”고 전했다.
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부분에 대한 질문에 “촬영하면서 하나도 안 힘들었다. 스태프들도 너무나 열정적으로 열심히 해주셔서 오히려 제가 많이 자극받고 배웠다. 찍으면서 너무 행복했다”며 “그런데 숲 촬영 끝나고 서울 촬영 준비하면서 휴식시간이 3일 있었는데 너무 힘들었다. 왜 인지 모르겠는데 되짚어 보면 재연이의 감정을 다 풀어내지 못해 힘들었던 것 같기도 하고 숲 속에서 모든 것과 차단돼서 온전히 재연이로만 살다가 도시에 오니 현실감각들이 살아나면서 불편하고 괴로운 마음들도 있었던 것 같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극 중 함께 호흡을 맞춘 배우 김태훈과 서태화에 대해서는 “호흡은 되게 좋았다. 촬영할 때 저는 말짱하게 있었던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폐쇄적인 상태였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태훈 오빠하고 태화 선배님이 많이 챙겨주시고 배려를 해주셨다. 제가 지나고 보니까 잘 못해드린 것 같아서 죄송한 마음이 들더라”고 고마움을 전했다. /mk3244@osen.co.kr
[사진] 리틀빅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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