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 '이소소', 파행 편성만으로 기억되긴 아쉬운 '로코 수작'
OSEN 유지혜 기자
발행 2017.10.30 09: 34

'20세기 소년소녀'가 파업 결방과 가을 야구에 직격타를 맞으며 무리수 편성을 받아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지난 28일 MBC는 월화드라마 '20세기 소년소녀'가 오는 11월 20일부터 23일까지 4일 연속 방송된다고 밝혔다. 월화드라마인데 마지막회가 목요일에 방송되는 것. 이는 후속작인 '투깝스' 첫방송이 11월 27일로 확정됐기 때문이다. 이에 조기종영설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MBC 측은 "4일 연속 방송이 된다. 조기종영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20세기 소년소녀'는 한예슬의 지상파 컴백작에, '응답하라' 시리즈를 집필했던 이선혜 작가와 '운명처럼 널 사랑해' 등을 연출한 이동윤 PD가 의기투합했다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모았던 로맨틱 코미디물이다.

배우들의 의지도 대단했다. 한예슬은 "배우들의 케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20세기 소년소녀' 배우들의 케미는 정말 대단하다. 고스란히 브라운관에 전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고, 김지석은 "이번 작품으로 '국민 첫사랑'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하지만 편성이 '20세기 소년소녀'의 발목을 잡았다. MBC 총파업 영향으로 첫 방송이 2주나 밀리는가 하면, 축구 중계 때문에 하루를 건너 뛰게 됐다. 첫방송이 밀린 탓에 이후 스케줄까지 꼬여 결국 월화드라마가 목요일에 종영하는 전례없는 편성을 받아들게 됐다. 
복잡한 스케줄과 어수선한 MBC 상황 때문에 '20세기 소년소녀'는 전폭적인 관심을 받지 못했다. SBS '사랑의 온도'가 이미 앞서나간 상황에, 어쩌다 같은 날 맞붙게 된 KBS 2TV '마녀의 법정'이 치고 올라갔다. 시청률은 4%를 웃돌았다. 
하지만 '20세기 소년소녀'는 시청률이나 파행 편성만만으로 기억되긴 아쉬운 수작이다. 한예슬, 류현경, 이상희가 연기하는 '봉고파 3인방'의 우정, 한예슬, 김지석, 이상우의 거침없는 삼각 로맨스, 톱스타이지만 인간미 넘치는 한예슬의 가족 이야기가 균형 있게 그려지면서 추억까지 함께 건드는 잔잔하고 꽉 찬 드라마다.
답답한 구석 없이, 제목처럼 소소한 재미로 힐링을 선사하는 '20세기 소년소녀'는 시청률에 비해 탄탄한 마니아층을 소유하고 있다. 애청자들도 "'20세기 소년소녀'의 편성운이 조금만 좋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짙다"고 호소하고 있는 중. 간만에 자극 없이 설레는 로코물의 등장에 기뻐했던 시청자들은 드라마를 홀대하는 방송사에 실망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도 '20세기 소년소녀' 제작진과 배우는 끝까지 완성도 높은 드라마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전언. 드라마 한 관계자는 "답답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배우들과 제작진은 최선을 다해 촬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20세기 소년소녀'가 종영을 앞두고 '웰메이드 로코'로 남을 수 있을지 눈길이 모아진다./ yjh0304@osen.co.kr
[사진] '20세기 소년소녀'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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