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현장] "러브 마이셀프"..빌보드도 찍은 방탄소년단의 고민
OSEN 이소담 기자
발행 2017.11.01 13: 30

 팝의 본고장이라 일컬어지는 미국의 빌보드 메인차트도 찍은 방탄소년단이다. 매일이 K팝 최초, 신기록 경신의 역사를 살아가고 있는 그들의 고민은 의외였다. 받은 사랑을 어떻게 하면 사회를 건강하게 만드는 방법으로 되돌려줄 수 있는지에 관한 고민. 사실 그들을 그저 ‘글로벌한 아이돌 가수’가 아닌 조금 더 인간적으로 깊게 바라봤더라면 의외라고 느끼지 않았을 고민.
“7명이서 세상을 완전히 바꾸거나 뒤집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저희가 ‘러브 마이셀프’와 ‘엔드 바이올런스’라는 문구를 되새기다보면 저희 스스로를 사랑하자는 단순한 문구에서 시작해서 조금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젊은 세대들이 나아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방탄소년단은 1일 오전 서울시 마포구 서강로 유니세프한국위원회 3층 강당에서 ‘글로벌 아동 및 청소년 폭력 근절 캠페인 협약식’을 가졌다.

그 캠페인이 바로 ‘러브 마이셀프’다. 자신을 사랑하고 신뢰를 회복함으로써 타인을 사랑하고 더 나아가 성숙하고 따뜻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지난 2013년부터 유니세프가 이어오고 있는 글로벌 캠페인인 ‘엔드 바이올런스’와 함께 한다.
이번 참여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단순히 국내 아티스트가 유니세프와 함께 글로벌 차원의 참여를 독려하는 최초의 사례이기 때문만은 아니다. 지금까지 홍보대사 등의 사회공헌과는 달리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플랜을 계획했기 때문이다. 우선 방탄소년단과 소속사 빅히트는 ‘러브 마이셀프’ 펀드를 구축해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 11월 5억 원을 기부, 향후 2년간 ‘러브 유어셀프’ 시리즈의 앨범 음반 판매 수익의 3%를 기부하게 된다. 굿즈, 일반인 후원금도 함께 진행하며 ‘엔드 바이올런스’를 지원한다.
수익금의 규모도 물론 주목하겠지만, 더 놀라운 것은 이번 캠페인에 담긴 방탄소년단 멤버들과 소속사 빅히트의 진심이다. 소위 ‘잘됐으니까 기부하겠지’와 관련한 냉소적인 반응도 고개를 내리게 하는 진심이다.
방탄소년단은 데뷔 전부터 또래의 문제에 귀 기울이고 공감 높은 가사로 그들을 대변해왔다. “데뷔 초부터 지속적으로 본인들이 생각하는 이 시대의 이야기를 나눴고 그것들이 디지털라이즈된 미디어를 통해 빠른 시간에 번역되며 전 세대 청소년들이 지지하고 공감해주면서 지금의 인기가 오게 됐다”는 방시혁 대표의 말처럼 이 점이 바로 그들을 받치고 있는 철학이자 힘이다.
방 대표는 이번 캠페인을 계획하게 된 계기로 “아티스트로서 음악적인 활동 외에 사회 구성원으로서 사회와의 교류도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올해 윙스 투어 초기 과정에서 멤버들의 고민을 알게 됐다. 그중 글로벌 차원에서 젊은 세대와 고민을 나누고 우리가 리더십을 가지고 동시대를 이끌고 사회를 변혁시킬 수 있으면 어떻겠냐는 고민을 들었다. 빅히트는 연초부터 이 캠페인을 만들게 됐다. ‘러브 유어셀프’로서 아티스트로서의 활동과 ‘러브 마이셀프’로서의 활동은 일란성 쌍둥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데뷔 전 연습생 시절 발매한 ‘학교의 눈물’이나 데뷔 앨범 ‘노 모어 드림’, ‘엔오’, 최근에는 ‘뱁새’, 새 앨범 히든트랙 등에 이르기까지 지속적으로 방탄소년단은 표현해온 것. 이번에 유니세프와 뜻이 맞아 시작하게 된 캠페인은 의외의 행보가 아닌, 어쩌면 방탄소년단에게는 당연한 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 besodam@osen.co.kr
[사진] 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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