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톡톡] '침묵' 최민식의 연기에 또 설득당했다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11.02 08: 50

 최민식은 늘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배우이다. 아무리 연기를 잘한다고 호평을 받는 배우들도 많은 작품에서 전작에서 보여준 모습이나 평상시 특유의 말투, 표정이 조금씩은 묻어나올 수밖에 없는데, 최민식은 늘 카멜레온처럼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열연으로 감동을 안긴다. 의도한 변신이 아님에도 말이다.
그의 깊은 내공은 오늘(2일) 개봉한 영화 ‘침묵’(감독 정지우)에서 다시 한 번 진가를 발휘했다. ‘침묵’은 돈을 좇으며 살아온 태산기업 회장 임태산(최민식 분)이 딸 임미라(이수경 분)가 자신의 약혼녀 유나(이하늬 분)를 살해했다는 용의자로 지목되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수습해나가는 과정을 그린 휴먼 드라마이다.
‘침묵’은 세상의 모든 부와 명예를 소유해도 결국 부모, 자식간의 사랑보다 가치가 높은 것은 아니라는 진리를 넌지시 던져준다. ‘감동의 쓰나미’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던 건 환상적인 배우들의 연기가 잘 버무려진 덕분이다.

맛깔 나는 반전에 온몸에 전율이 느껴진 이유는 태산 역을 맡은 최민식의 공이 크다. 극중 이름대로 ‘높고 큰 산’ 그 자체였다. 이하늬, 류준열, 박신혜, 박해준, 조한철, 이수경 등 많은 배우들이 시너지 효과를 나누고 서로 부딪히면서 만들어내는 뛰어난 캐릭터 연기는 영화의 작은 빈틈도 허락하지 않는다. 그 가운데 최민식이 있었다.
최민식을 중심으로 다양한 캐릭터들이 각자의 입장에서 사건의 진실에 다가가는 과정은 극적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보이는 사실이 모두 진실은 아니라는 정지우 감독의 말처럼 지워진 시간에 숨겨진 사실은 무엇인지, 그 안에 감춰진 진실은 무엇인지, 그리고 진실에 담긴 진심은 무엇인지 끝까지 예측할 수 없는 흡입력 있는 스토리로 묵직한 여운을 전한다.
흥미진진한 설정과 드라마틱한 스토리, 여기에 ‘해피엔드’ ‘은교’ 등을 연출한 정 감독의 섬세한 감각과 실력파 배우들의 조합이 더해진 ‘침묵’이 올 가을 가장 강렬한 드라마로 관객들의 가슴에 진한 울림을 남길 것 같다./purplish@osen.co.kr
[사진] 영화 스틸이미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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