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5' 최강희, "스쿼드 두텁게 만들고 더블 도전!" [일문일답]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7.11.02 13: 33

"스쿼드 두텁게 만들고 더블 도전하겠다".
K리그 클래식 2017 우승을 차지한 전북 현대가 2일 전북 완주 클럽하우스에서 미디어 데이 행사를 가졌다. 지난 36라운드 제주와 경기서 3-0의 완승을 거둔 전북은 남은 2경기 결과 상관 없이 우승을 차지했다.
최강희 감독 아래서 전북은 명문구단으로 발돋움 했다. 최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FA컵 우승 1차례(2005년),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2차례(2006년, 2016년), K리그 우승 5차례(2009년, 2011년, 2014년, 2015년, 2017년) 등 모두 8번의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최강희 감독은 "K리그에서 우승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 많았다.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임했다. 불투명한 상황도 있었지만 5개의 별을 달게 되면서 감회가 새로웠다"면서 "올 시즌 특별히 내가 한 것은 없다. 선수들이 만들어준 우승이다. 시즌 초반 측면 수비수들의 부상 때문에 정상적이지 못했지만 선수 보강도 이루지 못했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수들이 똘똘 뭉쳐서 이겨냈다. 선수들에게 고마운 감정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아직도 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것은 팬들의 성원이 대단하다. 먼 원정 경기까지 열정적인 응원을 보내주시면서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 주신다. 그동안 유럽의 응원 문화를 부러워 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우승은 할 수 있지만 분위기는 내가 만들 수 없다. 일부팬들께 그런 말을 했었는데 우리팬들이 경기장 응원 문화를 완전히 바꿔주셨다. 일반팬들까지 몰입도가 높아지면서 분위기가 정말 대단해졌다"고 말했다.
최강희 감독은 "선수들이 만들어준 것이라고 말하는 것은 또 이유가 있다.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선수들이 불만을 나타낼 수 있다. 하지만 모두 간절하게 우승을 원했기 때문에 단 한 선수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래서 정말 선수들이 고맙다"고 전했다.
■ 다음은 최강희 감독 일문일답.
- 올 시즌 가장 고마운 선수는 누구인가.
▲ 한 선수를 말하기에는 어렵다. 이동국이 골을 넣었을 때 손을 들고 앞으로 나갔다. 팬들에게 절반은 나도 모르게 뛰어 나갔고 절반은 정말 간절했다고 말했다. 춘천에서 199골을 넣은 뒤 홈에서 200골을 넣는 시나리오를 생각했다. 정말 거짓말처럼 이뤄졌다. 모든 선수가 공헌자다. 쉽지 않은 시즌을 보낸 이동국이 잘 참아냈다. 본인 스스로 어려운 시간과 환경 속에서도 활약을 해줬다.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기록외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주장인 신형민, 최철순, 박원재 등 노장들의 활약도 컸다.
- 5번째 우승을 차지했을 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 2009년 첫 우승을 했을 때는 정말 감격스러웠다. 우승 기분을 즐기자는 마음이 있었다. 그 후에는 팀이 커지면서 목표도 커졌다. 2~3일 정도 지나면 다음 시즌 걱정이 커졌다. 감독이라는 직업은 끝이 없는 일이다. 지난해 ACL 우승을 하면 올 시즌은 편안하게 갈 것으로 생각했다. 오히려 그 생각을 다 잡아준 것이 선수들의 노력이다. 힘든 시간에도 선수들이 훈련이나 연습 때 최선을 다했다. 우승도 기쁘지만 걱정도 해야 할 시기다.
- 올 시즌 가장 큰 고비는 무엇인가.
▲ 경기를 이기고 지는 것은 내가 극복할 수 있다. 내 곁에 있던 사람이 사고가 난 것이 정말 힘들었다. 감독이라는 직업은 항상 미래를 생각하고 현재를 생각해야 한다. 지금 순간에 일을 해야 할까 하는 고민도 많았다. 한 달 이상 정말 힘들었다. 훈련도 참석하지 못했다. 선수들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었다. 올 시즌은 선수들에게 맡기고 앞에 나서서 잔소리를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우승이라는 결과물을 얻어낸 것은 모두 함께 어려움을 극복해 냈다.
- 내년에는 팀을 어떻게 꾸려 갈 생각인가.
▲ 분명 팀이 달라져야 한다. 경쟁력을 갖추고 싶은 팀을 만들어야 한다. 작년에도 그런 표현을 했다. 만약 2010년 우승을 했을 때 김신욱을 영입할 수 있었을까 하는 고민도 하고 있다. 전북이라는 팀이 K리그를 넘어 아시아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일정 수준의 선수 보강이 필요하다. 시즌 종료까지는 기간이 남아있다. 그런 문제에 대해 고민을 해야 한다. 과거와는 분명하게 달라졌다. 선수를 직접 만나도 오지 않겠다는 선수도 있었다. 당시처럼 선수 영입이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고민이 많다. 주변을 돌아보지 말고 전북을 더 강하게 만들고 ACL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싶다. 정점에 있는 것 같지만 일부만 보강하더라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ACL서 좋은 모습을 통해 축소되는 K리그를 바꾸고 싶다.
- 다시 나가게 될 ACL에 대한 부담은.
▲ 부담은 크지 않다. 홈에서는 폭발적으로 승리할 수 있다. 제주전 보다 강원전이 더 부담스러웠다. 선수 구성만 잘 이뤄진다면 중국, 일본과는 상관 없이 충분히 다시 정상에 도전할 수 있다. 선수 보강을 얼마나 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 올 시즌 전북 MVP는 누구인가.
▲ 이재성이라고 생각한다. K리그에서도 이재성이 받았으면 좋겠다. 포인트 및 결과물로 얻은 것은 당연하다. 김보경이 있을 때 이재성은 부상으로 빠져 있었다. 김보경이 팀을 떠날 때 걱정이 많았다. 미드필더들은 훈련으로 얻지 못하는 것들이 있다. 김보경도 4년 계약을 원했지만 2년밖에 되지 않았다. 이재성이 있었기 때문에 그를 보낼 수 있었다. 이재성, 이승기가 팀에서 꾸준하게 활약을 펼쳤다. 밖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다. 감독입장에서는 어려운 상황에서 희생하고 헌신하는 선수가 중요하다.
- ACL 3회 우승은 유례를 찾기 힘든데.
▲ 우승을 하는데 분명 집중해야 한다. 올 시즌 골키퍼 포지션은 분명 어려움이 많았다. 권순태의 경우 이적 제의가 왔을 때 보내줬다. 홍정남에게도 기회를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능력이 있는 선수다. 무난한 활약도 펼쳤다. 시즌 말미에는 황병근이 큰 활약을 선보였다. 경쟁체재를 갖춘 것이 사실이다. 우승을 해야 할 팀은 골키퍼가 굉장히 중요하다. 아직 고민이 많다.
- 더블(2개 대회 우승) 도전은.
▲ 팬들께서는 3개 대회를 모두 우승해야 한다고 하신다. FA컵은 일부러 패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FA컵까지 고민한다면 일주일에 3경기를 펼쳐야 한다. 물론 더블 기회도 있었다. 하지만 2개 대회 우승을 위해서는 스쿼드가 강해져야 한다. 최근 선수단을 축소하고 있다. 게다가 내년에는 R리그도 해야 한다. 어린 선수들의 인원을 늘려야 한다. 의논이 필요하다. 더블을 할 가능성도 있었다. 스쿼드를 두텁게 해서 도전하고 싶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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