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협(부산)도 손흥민(토트넘) 살리기에 팔을 걷어붙였다.
축구대표팀은 신태용 감독 부임 이후 치른 A매치 4경기(2무 2패)서 승리를 맛보지 못했다. 특히 러시아, 모로코와 해외 원정 평가전서 무기력한 경기 끝에 완패를 당하며 비난세례를 받았다. 대표팀은 오는 10일 수원에서 콜롬비아를 상대로 반전을 노린다. 14일엔 울산으로 장소를 옮겨 세르비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벼랑 끝에 몰린 태극전사들의 분위기는 비장하다. A매치 승리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안방에서도 내용과 결과를 잡지 못한다면 성난 민심을 돌릴 수 없다. 신태용호의 성패는 손흥민 활용법의 성공 여부에 달려 있다.
손흥민은 그간 소속팀에서 펄펄 날다가도 유독 대표팀에만 오면 침묵했다. 그가 부진하면 대표팀 공격진도 함께 힘을 못썼다. 신태용 감독이 손흥민을 살리기 위해 결단을 내렸다. 측면에 기용했던 그를 최근 소속팀서 뛰는 중앙 공격수로 활용할 계획이다.
손흥민의 활약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동료의 지원사격이다. 손흥민의 득점력과 쓰임새는 이미 유럽 최고 레벨에서 수없이 증명됐다. 문제는 탑레벨의 공격수가 대표팀에서는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토트넘의 케인, 에릭센, 알리처럼 손흥민을 옆에서 도울 조력자들이 필요하다. 슈틸리케호의 황태자였던 이정협도 손흥민을 지원할 후보 중 한 명이다. 신태용 감독은 이번 2연전 공격수로 이정협, 이근호(강원) 등 단 2명만 뽑았다.
손흥민의 짝이 될 수 있는 이정협은 축구화 끈을 질끈 동여매고 있다. "토트넘에서는 케인이라는 정말 좋은 공격수가 위에서 많이 싸워줘서 흥민이에게 많은 찬스가 생긴다. 내가 경기에 나가면 케인만큼은 아니겠지만 케인처럼 상대 선수와 싸워서 흥민이에게 찬스가 나도록 하겠다."
이정협은 "흥민이랑 함께 뛰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다. 같이 한다면 흥민이가 최고의 모습을 보이도록 돕겠다"며 "내가 잘 준비한다면 흥민이도 경기장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내가 대표팀에 뽑힌 이유는 최전방서 몸싸움을 하고 상대 수비를 괴롭히는 것"이라며 "콜롬비아는 좋은 선수들이기 때문에 수비에서 투지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몸싸움을 두려워하지 않으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고 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캡틴' 기성용(스완지 시티)의 부활도 반갑다. 지난달 모로코와 평가전서 선발 복귀한 그는 최근 소속팀서 잇따라 풀타임을 소화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손흥민이 중앙 공격수로 위력을 발휘하려면 2~3선 자원들의 침투 패스가 중요하다. 태극전사 중 패싱력이 가장 뛰어난 기성용이 100% 컨디션으로 나선다면 빠른 발로 배후를 노리는 손흥민에게 적잖은 기회가 생길 전망이다./dolyng@osen.co.kr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