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커피 한 잔①] '침묵' 정지우 감독 "최민식, 막내까지 아우르는 대배우"
OSEN 김보라 기자
발행 2017.11.08 08: 30

 아내의 불륜이라는 파격적인 주제를 탄탄한 이야기 구조와 세련된 연출로 그려낸 영화 ‘해피엔드’, 위대한 시인과 열일곱 제자의 이야기를 매혹적으로 담아낸 ‘은교’ 등 파격적인 소재를 아름다운 영상과 섬세한 감성으로 포착해냈던 정지우 감독이 관객들의 마음을 뒤흔들 강렬한 휴먼드라마 ‘침묵’으로 돌아왔다.
‘침묵’은 기업 회장 임태산의 약혼녀 유나가 살해되고 용의자로 태산의 친딸 미라가 지목되자 자식을 무죄로 만들기 위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건을 쫓는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부와 명예, 사랑까지 모든 것을 다 가졌지만 정작 소중한 것을 잃어버릴 위기에 처한 남자의 극적인 이야기를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풀어내 마지막에는 큰 감동과 여운을 안긴다.
연출을 맡은 정지우 감독은 최근 서울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관객들이 이야기를 따라가면서 태산에게 동감해줬으면 좋겠다. 아버지가 참회하는 과정을 공감해주길 바라고, 함께 해주길 바란다”며 “눈에 보이는 게 진실은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었다. 예를 들면 누군가 SNS에 올린 글을 보고 그 사람에 대한 모든 것을 한 번에 규정해버리지 않나. 진실과 사실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

‘해피엔드’에서 배우 최민식과 한 차례 호흡을 맞췄던 정 감독은 ‘침묵’을 통해 18년 만에 그와 재회했다. 감독은 “그동안 최민식 선배님과 같이 작품을 할 마음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선배님이 생각보다 많은 작품을 안 하신다. 많이 하지 않으셔서 기회가 없었던 것”이라며 “처음부터 저와 제작사 대표, 최민식 선배까지 셋이서 의견이 맞아 함께 영화를 만들어보기로 했다. 시나리오를 완성하고 최민식 선배가 뒤늦게 합류하게 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지우 감독은 그 누구보다 현장에서 배우와의 소통을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다. 이는 전도연을 비롯한 많은 배우들의 증언을 통해 입증된 사실. “스승님에게 깊은 영향을 받은 건데 배우들과 긴밀하게 얘기해야 하는 걸 옛날부터 알고 있었다. 물론 잘 안 될 때도 있지만 제 말이 맞지 않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배우들이나 제작자, PD들이 하는 얘기를 더 들으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정 감독은 “이번에 최민식 선배에게 자꾸 질문했다. 왜 이렇게 해석했는지, 이런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계속 여쭤봤다. 아마 저 때문에 귀찮으셨을 거다(웃음). 최민식 배우는 상대방의 연기에 따라 매번 리액션을 달리 하신다”며 “(극중)태산과 유나, 미라의 관계를 어떻게 잡을 것인지 굉장히 많은 이야기를 했는데 최민식 선배는 막내 이수경 배우까지 아우르는 대배우였다. 선배지만 후배들과 같은 배우의 입장에서 연기하는 인자한 성격의 소유자이다. 태산이 불 같이 화를 내는 장면이 많아 후배들이 긴장했지만 그럼에도 선배 덕분에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찍었다”고 전했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purplish@osen.co.kr
[사진] 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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