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의 일명 복자클럽이 드디어 ‘착한 복수’에 성공했다.
15일 방송된 tvN 수목드라마 '부암동 복수자들'(극본 황다은, 연출 김상호)에서는 김정혜(이요원 분)와 이미숙(명세빈 분)이 멤버 홍도희(라미란 분), 이수겸(이준영 분)의 도움을 받아 각자 이병수(최병모 분), 백영표(정석용 분)에게 통쾌한 일격을 가하는 과정이 그려졌다.
이날 정혜는 남편의 일을 망치기 위해 단단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줬다. 알람이 울리는 시간을 바꿔놓았고, 휴대전화 잠금 패턴도 바꾸었다. 미팅 당일 입을 옷도 옷장에서 제거했다. 언뜻 보면 유치하기 짝이 없다. 그러나 하루의 시작에서 작은 부분들이 틀어지면 하루종일 기분이 좋지 않고, 이는 일의 성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대단한 복수이다.
병수의 휴대 전화기도 작동되지 않았으며, 금고에는 비밀번호를 맞히라는 문구만 적혀 있었다. 비밀번호가 적힌 종이는 분쇄됐고 금고를 열자 악취가 나는 옷만 담겨 있었다. 아버지에게 인정받기 위한 병수의 중요한 하루를 엉망으로 만든 셈이다. 그가 호텔 로비에 나타난 바이어들의 걸음을 막아선 가운데 수겸의 생모인 한수지(신동미 분)가 나타나기도 했다. 이 사건으로 아들에 대한 이재국(장용 분) 회장의 마음은 완전히 돌아섰다.
그런가 하면 매번 당하기만 하던 미숙도 남편 앞에서 센 모습을 보여 긴장하게 만들었다. 아내의 뺨 세례에 영표는 금세 꼬리를 내렸다. "그런 모습이 있을지 몰랐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죽은 오빠를 들먹이며 자신에게 대드는 딸 백서연(김보라 분)의 뺨을 치려다 되레 미숙에게 된통 당했다.
그녀는 남편에게 "이제 진짜 끝이다. 당신은 단 한 번도 우리 가족을 위한 적 없다"고 차갑게 말한 뒤 돌아섰다. 서연에게 짐을 챙기라고 했고 결국 처음으로 가출을 감행했다. 이에 정혜는 분노하며 미숙의 편을 들어줬지만 "제가 때렸다"고 말하는 미숙의 모습에 박수를 보냈다.
오늘(16일) 종영하는 ‘부암동 복수자’들의 결말은 예상이 되기도, 반면 전혀 예상할 수 없기도 하다. 정혜와 미숙이 이혼이라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을 최고의 복수라고 생각할지 아니면 지금처럼 남편과 같이 살면서 소소한 복수들로 위안을 삼을지 두고 볼 일이다.
어찌됐든 종영을 앞두고 한방을 날렸다는 점에서 ‘사이다’가 아닐 수 없다./purplish@osen.co.kr
[사진] '부암동 복수자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