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고두고 아쉬운 패배였다.
선동렬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개막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7-8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9회말 4-3에서 동점을 허용했고, 연장 10회 3점 리드를 날리며 패배했다. 선동렬호의 데뷔전, 이날 비록 승리하지 못했지만 패배 속에서 몇 가지 수확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젊은 대표팀 선수들이 국제대회 자신감을 얻었다. 이번 APBC 대회는 만 24세 이하 선수들과 프로 3년차 이하 선수들이 참가하는 대회다.
게다가 대표팀의 25명 엔트리에서 김하성을 제외하곤 24명이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일본의 심장, 도쿄돔은 모두 첫 경험이었다. 일본과의 부담스런 첫 경기,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승리를 눈 앞에 뒀다가 두 차례나 불펜 난조로 결국 패배했지만, 자신들의 성인 국가대표 데뷔전에서 자신감을 찾을 수 있었다. 박수박을 만 했다.
두 번째, 한국은 이번 대회 와일드카드를 발탁하지 않았다. 대회 규정에 24세 이상의 선수 3명을 와일드카드로 뽑을 수 있다. 일본과 대만은 주축 선수로 3명을 선발했다. 일본은 4번타자 야마카와, 주전 포수 카이, 불펜 필승조 마타요시까지 3명을 와일드카드로 뽑았다. 대만도 일본프로야구에서 뛰는 베테랑 타자 양다이강, 한국전 선발로 예고한 천관위, 올해 대만리그 세이브 신기록(37세이브)을 세운 천위신을 선택했다.
야마카와는 한국전에서 6회 추격의 투런 홈런으로 존재감을 과시했다. 하지만 장현식과 장필준은 야마카와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기도 했다. 류지혁과 하주석은 연장 10회 승부치기에서 마타요시 상대로 2루타를 펑펑 터뜨리며 3점을 뽑아냈다. 와일드카드 없이 젊은 선수들로 똘똘 뭉친 대표팀은 일본과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마지막으로 20대 초반 선수들로 꾸려진 대표팀은 장차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내다보고 있다. 선동렬 감독은 도쿄올림픽까지 대표팀 사령탑을 맡는다. 투타의 기둥들이 향후 대표팀의 주축으로 성장할 가능성을 보여줬다.
일본전 선발로 나와 씩씩하게 던진 장현식은 5이닝 4피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우완 정통파 투수로 국제대회에 이름을알렸다. 포스트시즌 경험에 이어 또 한 단계 성장했다.
4번타자 김하성은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에서 15승을 거둔 야부타의 155km 강속구를 받아쳐 벼락같은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공수에서 좋은 모습으로 강정호-김재호를 잇는 대표팀 유격수로 어필했다. 6타석에서 2안타 3볼넷으로 톱타자 임무를 잘 수행한 박민우는 정근우를 잇는 대표팀 2루수로 손색없다.
한 수 아래 전력이라는 평가, 국제대회 첫 경험 그리고 일본 도쿄돔 원정 부담 속에서 승리 문턱까지 간 경기력은 승패 보다 경험에 더 큰 목표를 둔 선동렬호의 큰 수확이었다. /orange@osen.co.kr
[사진] 도쿄(일본)=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