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2년 만에 '도쿄참사'를 되갚았다. 그러나 '스모 스캔들'에 마냥 웃지 못했다.
선동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펼친 일본과의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개막전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 7-8로 패배했다.
일본으로서는 2년 만의 설욕이었다. 일본은 지난 2015년 11월 '2015 WBSC 프리미어12' 준결승전에서 3-0으로 앞서고 있다가 9회에만 한국에 4점을 허용하며 역전패를 당했다.
패배 다음날 일본 신문은 당시 일본 대표팀 사령탑이었던 고쿠보 감독의 고개 숙인 모습을 비롯해 패배의 장면을 1면에 실었다. 준결승전을 앞두고 결승전 선발을 미리 고지하는 등 당연히 '우승 시나리오'를 당연하게 여겼던 일본이었던 만큼, '굴욕', '충격', '악몽의 패배' 등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해 패배의 충격을 여과없이 전달했다.
2년 뒤. 일본은 짜릿한 재역전승으로 한국에 설욕했다. 3회 한국의 실책으로 선취점을 얻은 가운데, 4회 김하성의 솔로홈런을 비롯해 4점을 내줬다. 그러나 6회와 9회 각각 추가점을 내면서 승부를 연장으로 끌고 갔고, 결국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8-7로 승리했다.
"한국은 반드시 이기겠다"고 내걸며 설욕을 노렸던 일본이지만, '스포니치', '스포츠호치', '산케이스포츠' 등 스포츠신문 1면은 '스모 스캔들'이 장식했다. 몽골 출신 일본 스모 선수 하루마후지 고헤이(33)가 지난달 술자리에서 맥주병으로 후배를 폭행한 사건이다. 정상급 스모선수의 사건인 만큼, 이 사건의 일본에 주는 충격은 컸다.
'스모스캔들'이 1면을 장식하면서 대부분의 신문에서 야구 승리 소식은 대부분 2~3면에서 다뤘고, '도쿄주니치스포츠' 만이 1면에 야구 소식을 전했다. 이 신문은 "이나바 재팬이 극적으로 한국을 무너뜨렸다"라며 1면 곳곳에 일본 승리의 장면을 담았고, '스모스캔들'은 6면에 다뤘다.
한편 이나바 감독은 경기를 마친 뒤 "한국과 싸우면 접전이 펼쳐지는데 선수들이 파이팅을 하는 등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이기려는 의지를 느꼈다"라며 "내일부터 다시 땀을 흘리면서 훈련해 대만전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bellstop@osen.co.kr
[사진] 2017년 11월 17일자 日 스포츠신문(위), 2015년 11월 20일 프리미어12 관련 日 스포츠신문(중간), 2017년 11월 17일 도쿄주니치스포츠신문(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