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수지가 다시금 배우로서 날개를 폈다. 배우로서 터닝포인트가 필요했던 시기, SBS 수목드라마 '당신이 잠든 사이에'는 성공적인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다.
배수지는 지난 16일 종영한 '당신이 잠든 사이에'를 통해 외모에서나 연기력에서나 연기자로서 더 많이 뻗어나갈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안긴 것. 대중이 사랑하는 배수지의 모습으로 시청자들을 만나는 것이 성공에 주효했다.
드라마는 누군가에 닥칠 불행한 사건, 사고를 꿈으로 미리 볼 수 있는 여자와 그 꿈이 현실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검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극 중 배수지가 분한 남홍주라는 인물은 자신이 죽는 예지몽을 꾸는 비극성 강한 인물이었지만 자신의 미래를 바꿔 준 정재찬(이종석)을 만나 희망을 찾고 기자로서 사회 정의도 실현하며 해피 엔딩을 맞았다.
배수지는 외모적으로 단발 헤어스타일과 캐주얼한 옷차림, 혹은 단정한 슈트로 순수함과 지적인 이미지를 살렸다. 가끔 대충 묶은 머리 등으로 털털한 매력을 보여주며 감탄나오는 미모를 자랑했다.
실제로 드라마의 가장 많은 평이 '수지가 예쁘다'라는 것이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연기가 미모에 묻혔다는 생각은 들지 않게 했다. 이는 극 중 남홍주가 잔뜩 멋을 부리거나 규정된 여성성으로 어필하는 캐릭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어디서든 누구에게든 할 말 다 하는 똑 부러지는 성격. 여기에 거침없고 논리적인 언변. 기자로서의 리포팅 모습 등이 특히 자연스러워 호평을 받았다. 실제로 그 리얼한 리포팅에 '기자 대역설'이 나왔을 정도.
그리고 솔직하고 꾸밈없는, 사랑 앞에서도 돌직구인 남홍주와 배수지의 이미지는 찰떡궁합처럼 잘 맞았다. 배수지 특유의 따뜻하고 긍정적인 이미지가 이 '당신이 잠든 사이에'란 드라마 자체와도 조화를 이뤘다. 전작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 속 수지가 어딘지모르게 불안하고 아쉬웠다면 '당신이 잠든 사이에' 속 수지는 제 옷을 입은 듯 편안하고 친근했다.
데뷔작 '드림하이'로 배우로서의 가능성을 보이고, 이후 영화 '건축학개론'을 통해 '국민 첫사랑'으로 거듭난 배수지는 이후 영화 '도리화가', 드라마 '함부로 애틋하게' 등을 통해 본인의 또 다른 모습도 보여주며 성공과 실패 모두를 경험했다. 자칫 위축될 수도 있었던 시기, '당신이 잠든 사이에'를 통해 연기자로서 다시금 자존심을 세우게 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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