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2017년 수확 중 하나는 리드오프 노수광(27)의 영입과 발전이었다. 지난 4월 KIA와의 4대4 트레이드를 통해 SK 유니폼을 입은 노수광은 팀의 주전 리드오프로 자리하며 2017년을 마무리했다.
트레이드 당시까지만 해도 다소 논란이 있었지만, SK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은 어렴풋이 드러난다. 노수광은 SK에 부족했던 발 빠른 리드오프감이다. 중견수는 물론 좌우 코너를 모두 볼 수 있어 활용도도 높다. 노수광은 올해 131경기에서 타율 2할8푼5리, 6홈런, 39타점, 16도루를 기록하며 내년을 기약했다.
특히 후반기 55경기에서는 타율이 2할9푼8리까지 올라오며 ‘3할 리드오프’의 기대감을 키웠다. 트레이드 후 정신없이 한 시즌을 보낸 노수광은 가고시마 마무리캠프에도 참가해 차분히 시즌을 마무리하고 있다. 131경기에 뛴 선수인 만큼 체력적으로 다소 부담이 될 법도 하지만 노수광은 “시즌이 끝나고 쉬다 온 거라 괜찮다. 오히려 와서 더 좋은 것 같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주전으로 자리 잡았다는 것이 긍정적이라면, 좋은 흐름을 꾸준히 이어가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하는 노수광이다. 노수광은 “타격감이 시즌 중반부터 돌아왔다. 내년에는 초반부터 잘해야 한다. 타율을 훨씬 더 끌어올리고 그런 것보다는, 기복 없이 초반부터 꾸준하게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꾸준하지 못하면 언제든지 주전 자리를 내놓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강하다. 노수광은 주전을 지켜야 한다는 말에 “아직 경쟁이다. 내가 지키고 그런 문제가 아니다. 내년에 경쟁은 또 해봐야 한다. 누가 중견수를 볼지 모른다”고 손사래를 쳤다. 베테랑이자 리그 최고의 수비수인 김강민이 재기를 벼르고 있고, 이번 캠프에서는 자신의 자리를 장기적으로 위협할 신진급 선수들의 상승세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도 했다. 긴장감이 팽팽하다.
노수광은 “이제 1군에서 2년 정도 했을 뿐이다. 앞으로 2~3년을 더 잘해야 한다”면서 수비 보완을 최우선과제로 뽑았다. 캠프 참가 전 자신의 수비 롤모델인 김강민에게 “수비 연습을 많이 하고 오겠습니다”고 말했다던 노수광은 타격보다는 수비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수비가 안 되는 중견수는 언제든지 도태될 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올해 자신의 수비가 마음에 들지 않는 점도 있다. 노수광은 “안 해도 될 실수를 너무 많이 했다. 이런 적은 올해가 처음이다”고 자책했다.
이에 노수광은 “수비 자세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공의 바운드를 잡는 것을 더 보완해야 한다”고 과제를 스스로 제시했다. 정수성 코치 또한 테니스 공으로 노수광의 훈련을 돕고 있다. 노수광은 “잘 튀다보니 바운드 맞추기가 더 힘들다. 잘 잡지 않으면 튕겨져 나간다. 글러브도 더 신경을 써서 열어야 한다”고 이 수비 훈련의 의의를 설명했다. 타격과 수비 모두 한 단계 더 발전해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악바리 노수광의 행보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