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의 오지환(27)과 안익훈(21)이 군 입대를 연기했다. 내년에도 LG 유니폼을 입고 뛰기로 결정했다.
LG 고위 관계자는 17일 "두 선수가 상무에 지원서를 낼 생각이 없다. 내년에도 LG에서 뛰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미 경찰청은 선발 과정을 마쳤고, 국군체육부대(상무)는 17일 오후 5시가 원서 접수 마감 시간이다.
아직 마감까지 4시간 정도 남았지만, 막판에 마음이 바뀔 가능성은 없다고 한다. 지원서 접수를 위해서는 경북 문경시에 위치한 국군체육부대를 찾아가야 한다. 위임장을 가진 구단 직원의 대리 접수가 가능하다. 하지만 국군체육부대까지 가는 데 2시간 넘게 걸린다.
오지환과 안익훈이 군 입대를 연기하면서, 내년 LG의 센터라인은 다소 걱정을 덜게 됐다. 오지환이 유격수, 안익훈이 중견수로 수비에서 안정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장기적으로는 팀 전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오지환은 심사숙고한 끝에 올해 군 입대를 하지 않고, 내년에 태극마크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병역 혜택과 연결되는 국가대표에 대한 도전을 선택했다.
내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2018년 아시아경기대회가 열린다. 아시아경기대회는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열려 있고, 금메달을 획득하면 병역 면제 혜택도 받을 수 있다.
가능성이 있다면 도전해 볼 수 있는 기회다. 실력으로 태극마크에 도전해보고, 안 되면 현역(혹은 공익)으로 군대가는 것도 감수하겠다는 것이 오지환의 결론이다. 나이 제한이 있는 상무 입대는 올해가 마지막 기회다.
오지환은 10월말 군 문제를 고민하며 "(청소년대표 이후) 태극마크를 한 번도 달아보지 않아 대표팀에 대한 목표도 있다. 그러나 내가 입대를 연기한다고 해서 내년에 대표팀이 된다는 보장은 없다. 내년에 대표팀에 뽑히지 못하고 현역으로 군대를 간다면 내가 책임져야 한다. 지금 군대를 가든 안 가든 나한테는 정말 중요한 결정이다"고 말했다.
당초 군 입대를 마음먹었던 안익훈도 생각을 바꿔 뒤로 미루기로 했다. 시즌 종료 때만 해도 LG 구단도, 안익훈도 군 입대를 계획했다.
그러나 사령탑이 바뀌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류중일 신임 감독은 마무리 훈련을 지켜보면서 안익훈에게 반했다. 류 감독은 "안익훈이 중견수에 두면 외야 그림이 참 좋다. 그런데 군대를 간다고 한다. 아쉽다"고 말했다. "아직 어린 나이인데 조금 더 뛰고 가면 안 되나"라고 슬쩍 희망을 드러냈다.
LG 외야는 올 시즌 규정을 타석을 채운 선수가 없다. 이형종, 이천웅, 채은성, 문선재, 김용의 등의 경쟁 구도였다. 안익훈은 주로 교체 선수로 뛰다 후반기 출장 기회가 늘었다. 타율 3할2푼(219타수 70안타)를 기록하며 타격에서 성장세를 보였다.
안익훈은 마무리 훈련을 마치고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뒤 계속 고민했다. 합숙 훈련 도중 안익훈은 "2년 정도 더 뛰고 가는 것과 지금 입대하는 것을 두고 장단점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 결론은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주전으로 뛸 기회라면, 입대를 미루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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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오지환(왼쪽)-안익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