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전에서 다시 일본과 붙을 수 있도록 하겠다." '4번타자' 김하성(넥센)이 설욕을 다짐했다.
김하성은 16일 일본 됴코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개막전 일본과 경기에 4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해 2안타 1홈런 1타점으로 활약했다.
김하성은 이번 대표팀에서 유일한 우타자 거포다. 정규시즌에서 23개의 홈런을 날리며 좌타자 구자욱(삼성·21홈런)과 함께 유이하게 20홈런을 넘겼다. 우타자 품귀현상 속 김하성은 일찌감치 4번타자로 낙점받으며 대표팀 타선의 중심을 잡아야하는 중책을 안았다. 소속팀에서도 4번타자로 나섰던 그는 연습경기 3경기에서도 4번에 배치돼 타율 3할8리로 안정적인 활약을 펼쳤다.
일본전에서도 김하성은 '4번타자'의 자존심을 한껏 세웠다. 3회말 한국은 수비 실책으로 선취졈을 내줬다. 과정이 좋지 않았던 만큼, 일본에 분위기가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4회초 선두타자로 나온 김하성은 일본의 선발 투수 야부타 가즈키의 직구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겼다. 3회까지 이어진 야부타의 노히트도 깨지는 순간이었다.
완변하게 분위기를 찾은 한국은 4회에 집중타를 터트리며 4-1로 경기를 뒤집었다. 김하성은 5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안타를 터트리며 이날 경기를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김하성이 4번타자로서 제 몫을 했지만, 한국은 연장 10회 승부치기에서 끝내기를 허용해 아쉬움을 삼켰다.
와일드카드 카드 선발 없이 젊은 투수로만 구성됐던 만큼, 잘 싸웠다는 평가가 앞섰지만, 김하성은 날을 갈았다. 경기를 마치고 김하성은 "경기를 마치고 가능성을 봤다. 결승에서 한 번 더 일본과 붙을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설욕을 다짐했다.
한국은 17일 대만과 두 번째 경기를 펼친다. 결승 진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서야 한다. 대만의 요주의 인물은 4번타자 왕보룽(라미고)이다. 왕보룽은 2년 연속 4할을 치며 무결점 타격을 선보였고, 31홈런을 때려내며 장타력까지 과시했다. 첫 경기를 치르는 대만은 "한국만은 반드시 잡겠다"는 각오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김하성이 바라는 결승 설욕 시나리오가 이뤄지기 위해서는 왕보룽과의 4번 타자 대결에서도 승리를 해야한다. / bellstop@osen.co.kr
[사진] 도쿄(일본)=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