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외국인 투수 에릭 해커(34)가 5년간 몸담은 공룡 군단을 떠난다. 하지만 여전히 그는 KBO리그 잔류를 원한다.
NC 구단은 지난 16일 새 외국인 투수 로건 베럿을 영입 소식을 알리며 기존 투수 해커, 재프 맨쉽과 재계약 포기를 공식화했다. 특히 해커는 지난 2013년 NC의 1군 첫 해부터 올해까지 5년을 함께한 창단 멤버였지만 프로의 세계에선 영원함은 없었다.
NC 김경문 감독은 "해커가 우리팀에 도움도 많이 줬고, 잘 던져줬다. 고마운 부분이지만 이제 NC가 4강으로 만족해선 안 된다. 더 높은 곳을 목표로 해야 한다. (해커를 떠나보내) 조금 아쉽지만, 강한 피처가 필요해서 결정 내렸다"고 해커와 작별한 이유를 밝혔다.
시즌을 마친 뒤 미국에 돌아간 해커는 1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응원에 감사하다. 가까운 시일 내에 KBO의 일부가 되길 희망한다"며 앞으로도 한국 무대에서 계속 활약하고 싶은 마음을 드러냈다. NC도 보류권을 갖지 않기로 함에 따라 어느 팀과도 자유롭게 계약 가능하다.
해커는 검증된 자원이다. KBO리그에서 5년간 통산 137경기에서 856이닝을 던지며 56승34패 평균자책점 3.52 탈삼진 619개를 기록했다. 특히 최근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올 시즌은 26경기 160⅓이닝 12승7패 평균자책점 3.42로 이 부문 리그 전체 3위에 랭크됐다.
다만 지난해 팔꿈치 통증으로 두 달을 쉬며 규정이닝을 소화하지 못했고, 올해도 발목 부상으로 12일간 1군 공백기가 있었다. 1983년생으로 내년이면 만 35세가 되는 나이도 불안 요소. NC에서처럼 에이스 역할은 쉽지 않을 수 있지만 안정적인 2선발로는 해커만한 선수가 없다.
그러나 해커를 데려갈 만한 팀이 있을진 봐야 한다. 한화가 2명의 외인 투수와 모두 계약을 완료했고, KIA·롯데·LG도 전원 재계약을 추진한다. 넥센도 에스밀 로저스를 영입하며 제이크 브리검과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삼성도 메이저리그 출신 외인 투수로 후보를 3~4명 정도 압축했다.
마이클 보우덴과 재계약을 포기할 두산을 비롯해 SK와 kt가 아직 1명씩 외인 투수 자리가 비어있다. 해커를 데려갈 팀이 나온다면 두산·SK·kt 중에서 한 팀이 될 가능성이 높다. 과연 해커가 자신의 희망대로 내년에도 KBO리그에서 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