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라는 이름 아래 대표팀의 패배가 아쉬울 수 있다. 하지만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소속팀 선수의 맹활약에 해당 코칭스태프들은 흐뭇할 수밖에 없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26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일본과의 경기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7-8로 패배를 당했다. 모두가 아쉬울 수밖에 없는 패배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마무리캠프를 진행하고 있는 롯데도 어제 한일전의 경기 결과가 관심이었다. 대체적으로 “아쉽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던 가운데, 흐뭇함을 감출 수 없는 순간도 있었다. 바로 롯데 소속이던 박진형의 역투였다. 박진형은 전날 경기에서 4-3으로 추격을 당하던 6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 올라와 1⅔이닝 동안 20개의 공을 던지며 무실점 퍼펙트의 투구를 펼쳤다. 구원진들이 난조를 보인 가운데 박진형은 홀로 빛났다.
조원우 감독은 “아쉬운 경기 결과였던 것 같다”면서도 박진형에 대해서는 “좋은 투구였다”고 말하며 옅은 미소를 띄었다.
박진형과 일거수일투족을 함께하면서 후반기 대반전의 역투를 이끌었던 투수 파트 코칭스태프는 더할 나위 없었다. 박진형은 9월 이후 정규시즌 11경기 12⅓이닝 2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고, 준플레이오프에서도 4경기 5이닝 무실점의 역투를 펼치면서 대표팀에 승선했다.
이용훈 불펜 코치에게 박진형의 투구를 묻자 “잘 던지지 않았나요?”라고 다시 물으며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용훈 코치는 “사실 어제 진형이 컨디션이 좋아 보이진 않았다”면서도 “그래도 마운드 위에서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이 생기면서 잘 막아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후반기 박진형이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던 이유에 대해서 “후반기 들어서 진형이가 마운드가 좋아질 수 있었던 이유는 아무래도 마운드 위에서의 태도다. 진형이가 마운드 위에서 투수가 우위에 있고 타자와 싸움을 펼칠 때 유리하다는 것을 터득하면서 경기를 운영하는 요령이 생겼다”며 “기술적으로는 스트라이드를 교정하면서 밸런스를 다시 잡았던 것이 좋아진 이유였던 것 같다. 한 번 터득한 것이 오래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진형에 대해서도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이 코치는 “올 한 시즌 잘했다고 여유를 부리거나 하면 안 된다. 더 마음을 다잡고 해야 내년에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