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 실패는 없었다. 한국 불펜이 1점차 리드를 철통 방어로 지켜냈다. 8회 조기 투입된 장필준의 슈퍼 세이브가 한국을 구하고 결승전으로 인도했다.
선동렬 감독이 이끄는 한국야구대표팀은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치러진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예선 대만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선발투수 임기영의 7이닝 무실점 완벽투, 6회 이정후의 결승 3루타와 함께 장필준의 마무리가 빛났다. 8회 2사 2·3루 역전 위기에 조기 등판, 1⅓이닝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세이브를 따냈다.
한국은 전날(16일) 일본전에서 불펜이 두 번이나 무너지며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4-3으로 리드한 9회 마무리투수 김윤동이 갑작스런 제구 난조로 흔들리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고, 이어 나온 함덕주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동점을 허용했다. 7-4로 앞선 연장 10회에는 함덕주가 동점 3점 홈런을 맞은 뒤 이민호가 끝내기 안타를 맞았다.
끝내기 충격이 가시지 않은 선발투수 임기영이 7회까지 길게 던져준 덕분에 한국은 불펜을 최대한 아꼈다. 1-0으로 리드한 8회초 시작부터 불펜을 가동했고, 첫 머리에는 박진형이 나왔다. 일본전 1⅔이닝 무실점 퍼펙트로 안정감 있게 막았다. 전날 투구수도 20개밖에 되지 않았다.
선두타자 천핀제의 잘 맞은 타구를 유격수 김하성이 점프캐치하며 첫 번째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은 박진형은 양다이강을 5구 만에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주무기 포코볼로 헛스윙을 뺏어냈다. 그러나 천제셴에게 볼넷을 내준 뒤 왕보룽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하며 2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역전 주자까지 나가자 선동렬 대표팀 감독은 마무리 장필준의 8회 조기 투입 카드를 꺼냈다. 장필준은 대만 4번타자 천쯔하오와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째 몸쪽 높은 코스로 147km 직구를 꽂아넣었다. 루킹 삼진. 2·3루 주자 모두 잔루로 만들며 급한 불을 껐다.
한국은 8회에도 추가점을 내지 못했고, 장필준은 9회 1점차의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주위셴을 3루 직선타 아웃 처리한 장필준은 쑤즈제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동점 주자를 내보냈다. 이강철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와 한 템포 끊어갔고, 뒤이어 맞이한 린리에게 헛스윙 삼진을 돌려세우며 한숨 돌렸다.
계속된 2사 1루에서 장필준은 잔쯔셴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바깥쪽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뺏어내며 경기를 끝냈다. 1⅓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총 투구수는 23개로 스트라이크 14개, 볼 9개였다. 제구가 다소 불안했지만 힘 있는 직구를 앞세워 대만 타선을 힘으로 눌렀다. /waw@osen.co.kr
[사진] 도쿄=손용호 기자 spjj@osen.co.kr